불빛의 거리에서 시간을 견디는 나무
워킹스트리트의 입구를 지나 걷다 보면,
거리 중간쯤 눈부신 네온 아래 낯선 존재가 서 있다.
잘려나간 가지 끝에서 희미한 생명이 남아 있었고
불빛이 그 상처를 비추고 있었다.
타마린드 나무 한 그루.
사람들은 이 거리를 쾌락의 상징으로 기억하지만,
그 나무는 이 도시가 어부의 마을이던 시절부터 이곳을 지켜왔다고 한다.
배가 오가던 부두의 길이 유흥의 거리로 바뀌고,
모래 위에 콘크리트와 간판이 세워져도,
이 나무는 자리를 옮기지 않았다.
2023년, 가지치기가 시도되자 시민들이 말했다.
“그건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파타야의 기억이다.”
도시는 결국 벌목을 멈추고, 보존을 결정했다.
밤마다 사람들은 술에 취해 웃고 노래하지만,
그 옆에서 나무는 아무 말 없이 서 있다.
깎이고 잘렸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몸,
불빛 속에서 고요히 시간을 견디는 그림자.
나는 그 앞에서 오래 머물렀다.
모든 것이 변해도, 남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이토록 낯설게 느껴진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