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주(變奏)

시간의 음이 바뀌는 거리

by 강라마
P1002167.jpg <변주(變奏)> 2025.10 | Thailand_Phitsanulok | Copyright © llama.foto(Gaeun)

송왓 골목의 입구를 지나자, 오래된 간판 위로 새로운 이름이 걸려 있었다.

“BORN IN SONG WAT.”

한때 상인들의 함성이 메아리치던 이곳은 오랫동안 닫힌 셔터와 먼지로 덮여 있었다.
시간이 정지한 시장, 그 위에 지금은 젊은 발자국이 쌓이고 있었다.

골목의 한쪽에선 커피 향이 흘러나오고, 다른 쪽에선 낡은 창고가 전시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천장의 팬이 느리게 돌고, 벽에는 오래된 균열 위로 조명이 번진다.
공간은 여전히 낡았지만, 그 낡음이 오히려 새로운 숨을 불러오는 듯했다.

시장이라는 이름 아래 죽었던 장소가 이제는 ‘장소’라는 이름으로 다시 살아난다.
시간이 만든 폐허 위에 세대가 겹쳐 앉아 있는 풍경.
그 속에서 나는, 사라진 것과 시작되는 것 사이의 미묘한 온도를 느꼈다.

P1002158.jpg <변주(變奏)> 2025.10 | Thailand_Phitsanulok | Copyright © llama.foto(Gaeun)


이전 08화잔존(殘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