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共存)

바다 위의 서로 다른 시간들

by 강라마

파타야의 바다는 언제나 복잡하다.

낮에는 관광객의 환호가, 밤에는 네온의 잔상이 출렁인다.
그 모든 소란을 피해, 나는 도시의 끝자락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마주한 바다는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화려함은 없고, 오직 회색의 숨결만이 남아 있었다.
거대한 화물선들이 무겁게 정박한 채, 먼 산처럼 바다 위에 서 있었다.
그 앞에는 한 척의 작은 배가 있었다.
노를 젓는 손 하나, 물결에 흩어지는 파문 하나.
세상과 단절된 듯, 그러나 그 누구보다 바다와 가까운 존재였다.


멀리선 기계의 팔이 쉼 없이 움직이고,
가까이선 인간의 팔이 조심스레 물을 가른다.
서로 다른 리듬으로 살아가지만,
같은 바다 위에서 묘하게 어울려 있었다.

어쩌면 이곳의 진짜 파타야는
빛나는 유리탑도, 이국의 해변도 아닐 것이다.
그저 하루를 견디는 저 작은 배 위에,
묵묵히 떠 있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2-1.JPG <공존(共存)> 2025.10 | Thailand_Chon Buri | Copyright © llama.foto(Gaeun)


이전 09화변주(變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