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연의 집.
창가에 앉아 있던 서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진동이 아닌 소리도 아닌, 오직 화면만 밝아지는 그런 울림이었다. 가장 조용한 방식의 알림. 그녀가 설정해 둔 특별한 사람들만의 알림 방식이었다.
"다음 주 서울 갑니다. 혹시, 같이 걷고 싶으면 알려주세요. - 준호"
서연은 숨을 멈췄다. 뉴욕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본 얼굴이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뉴햄프셔에서의 밤, 그가 건넸던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온기, 낯선 거리를 함께 걸었던 발소리의 리듬까지, 모든 것이 한꺼번에 돌아왔다.
창밖으로는 벚꽃이 반쯤 피어 있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앙상했던 가지 끝에 조심스럽게 핀 꽃잎들이 봄바람에 살짝 흔들렸다. 따스한 봄바람이 창틀을 스치고 지나갔다. 서연은 핸드폰 화면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도 쉽게 웃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한 문장. 그것도 간단한 카톡 메시지인데도, 서연은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 같았다. 조금은 조심스럽고, 조금은 기대에 찬, 그리고 어쩐지 그녀의 대답을 믿는 그런 목소리.
지난가을, 뉴욕에서 돌아온 뒤 서연은 한동안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다. 준호에게도, 그곳의 풍경에게도, 심지어 자신의 마음에게도. 그저 하루하루를 견디는 시간이었다. 마음이 조용히 얼어붙은 겨울 같았고, 단지 살아내는 나날이었다. 그녀는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다른 어떤 감각도 느끼지 않으려 했다. 그렇게 계절을 통과하고 나서야, 이제야 누군가의 메시지를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거였다.
창가에 놓인 유리잔이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오후의 햇살이 부드럽게 방 안을 채웠다. 바람이 부딪히는 소리가 느릿하게 들려왔고, 서연은 다시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답장을 보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음은 이미 조금 움직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매우 작은 떨림으로, 그리고 점점 더 뚜렷하게. 마치 오랫동안 닫아두었던 방의 문이 살짝 열리며 들어오는 봄바람처럼.
그녀는 잠시 눈을 감았다. 뉴욕의 밤거리, 서점의 향기, 말없이 나란히 걷던 사람의 옆모습이 떠올랐다. 높은 빌딩 사이로 드러난 밤하늘의 조각, 그가 가리키던 별 한 개, 그리고 그때 자신이 느꼈던 형언할 수 없는 따스함. 그날의 감정은 잊히지 않았다. 다만, 겨울 내내 조심스럽게 묻어두었을 뿐이다.
'같이 걸을 수 있을까.'
서연은 창가에 기대어 섰다. 가만히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걸음을 멈춘 사람들, 서두르는 사람들,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 그 수많은 발걸음 사이로 떠오르는 질문.
'아니, 다시 그때처럼 걸을 수 있을까...'
그녀의 손끝이 스마트폰 화면을 가볍게 쓸었다. 그리고 아직은 어떤 답장도 쓰지 않은 채, 그저 시간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다시, 한 계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뉴욕, 브루클린 준호의 아파트.
준호는 서울 시간으로 벌써 새벽이 되었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휴대폰을 자꾸 들여다보았다.
"너무 직설적이었나?"
그는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다시 읽었다.
"같이 걷고 싶으면..."
이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 같았다.
창밖으로는 거리의 불빛이 새어들었다. 그의 서재 책상 위에는 서연이 그에게 선물했던 책이 놓여 있었다. 메모가 꽂혀 있는 페이지를 수도 없이 펼쳐보았다.
"다음 가을에도, 그다음 가을에도."를 떠올렸다.
"하필 봄에 서울에 가게 되다니…"
준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계획에 없던 출장이었다. 그는 한동안 망설였다. 그녀에게 연락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본 그녀의 뒷모습이 여전히 선명했다. 그녀는 돌아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더 나았다. 서로의 마음을 알면서도 말하지 못한 채 헤어지는 것보다, 미래의 약속을 품은 채 헤어지는 것이 더 나았다.
"지금쯤 벚꽃이 피었을까?"
준호는 창가로 다가갔다. 뉴욕의 봄은 아직 완연하지 않았다. 그는 문득 웃음이 나왔다. 자신이 이토록 계절에 민감해진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가을에 만나고, 봄에 다시 보는 것. 그 사이 겨울을 건너는 동안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변했는지 생각했다.
"답장이 없다는 건..."
준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번호가 바뀌었을까? 아니면 그녀도 자신처럼 답장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을까? 아니면 단순히... 그를 만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었다.
쿵쿵. 이웃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준호는 자신의 마음속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다 다시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보며 서울에서의 일정을 떠올렸다. 회의와 미팅으로 빽빽한 스케줄. 그리고 틈틈이, 그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그의 휴대폰 화면이 갑자기 밝아졌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하지만 그것은 이메일 알림이었다. 그는 작게 웃었다. 자신이 언제부터 이렇게 소년처럼 설레게 되었는지.
"오늘도 답장 없음..."
준호는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마음은 무겁지 않았다. 대신 일종의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녀가 고민하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봄소풍' 그는 문득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친구들을 따라 하얀 벚꽃길을 걷던 그때, 봄바람에 해맑게 웃던 그때.
"이번엔 봄소풍이네."
준호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가을운동회와는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준호의 메시지를 받고 사흘이 지났다. 서연은 그 시간 동안 답장을 쓰고 지우기를 수십 번 반복했다. 때로는 긴 문장으로, 때로는 간결하게. '어떻게 지냈어요?' 같은 평범한 질문부터 '왜 지금 연락했어요?' 같은 직설적인 물음까지.
"세상에, 난 정말 십 대도 아니고..."
서연은 스스로를 비웃으며 쓴 표정을 지었다.
"카톡 답장 하나를 못 보내나?" 혼잣말을 하는데,
같이 살고 있는 친구 윤지가 아는 척을 했다.
"그래서? 그 뉴욕 남자한테 답장은 했어?"
서연은 깜짝 놀랐다. 윤지에게 준호의 메시지에 대해 말한 적이 없었다.
"너 어떻게 알았어?"
"니 얼굴에 다 쓰여있다고. 요 며칠 자꾸 핸드폰만 보고 있잖아. 어젠 밥 먹을 때만 네 번은 확인했다."
서연은 웃음을 터뜨렸다. 친구의 날카로운 관찰력이 고맙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다.
"아직..."
"뭐? 아직도 답장 안 했다고? 야, 네가 그렇게까지 신중한 사람이었어?"
"그게... 어떻게 답장해야 할지 모르겠어."
"뭐가 그렇게 어려워? '네, 좋아요' 네 글자면 되는데."
서연은 깊은숨을 내쉬었다. 윤지는 모른다. 그저 '네, 좋아요' 네 글자에 담긴 무게를. 그 말 한마디가 다시 시작될지 모르는 이야기의 첫 페이지라는 것을. 그날 밤, 결국 그녀가 선택한 건 가장 단순하고 명쾌한 답변이었다.
"토요일 오전 11시, 시청역 대한문 출구에서 만날까요?"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서연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마치 처음 연애편지를 건넨 소녀처럼.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다.
"네, 거기서 뵐게요."
짧은 대화였지만, 서연은 그 말속에 담긴 기다림을 느꼈다. 그가 그녀의 대답을 위해 얼마나 마음을 졸였을지, 아마도 자신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핸드폰을 들여다보았을지 상상하면서, 작은 미소가 그녀의 입가에 머물렀다. 그 미소 뒤에는 살짝 두려움도 숨어있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두려움.
토요일 아침, 서연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 사실은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옷장 앞에서 오래 서성이다가 결국 가장 편안한 흰색 셔츠와 면바지, 청자켓을 꺼내 입었다. 처음엔 조금 더 특별한 옷을 입을까 고민했지만, 너무 의식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런 척하고 싶었다. 마치 이 만남이 그저 평범한 재회인 것처럼.
"와, 대단하다 대단해. 돌고 돌아 결국 평소 입는 옷으로 돌아오는 거지."
서연은 자조적으로 웃었다. 거울을 보며 머리를 정돈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손이 떨렸다. 설렘이란 감정이 어색하게 돌아온 것 같았다. 마치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 것처럼. 그런데 이 '친구'는 가을의 뉴욕에서 그녀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렸던 사람, 겨울 내내 꿈에서도 찾아오던 사람이었다.
'너무 기대하지 말자. 그냥... 산책이야. 평범한 산책.'
그렇게 자신을 다독였지만, 발걸음은 예상보다 가벼웠다. 아니, 어쩌면 몇 개월 만에 처음으로 발걸음이 가벼워진 것인지도 몰랐다. 지하철을 타고 시청역으로 향하는 내내, 서연의 마음은 작은 파도처럼 일렁거렸다. 떨림과 기대, 그리고 작은 불안이 섞인 감정의 파도가 그녀의 가슴속에서 출렁였다.
서울 시청 앞 대한문 출구, 토요일 늦은 아침.
10분 일찍 도착한 서연은 지하철역에서 올라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기둥 뒤에 가만히 서서, 호흡을 가다듬으려 했지만 심장은 여전히 빠르게 뛰고 있었다. 자신이 이렇게까지 긴장할 줄은 몰랐다. 봄바람이 가볍게 불었고, 햇살은 환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봄이 묻어있는 듯했다.
같은 시간, 준호도 이미 도착해 있었다. 그는 계단을 올라오는 서연을 놓칠까 봐 맞은편 출구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폈다. 손에는 작은 종이백이 들려있었다. 그 안에는 뉴욕에서 가져온 작은 선물이 있었다. 그녀가 좋아할지, 혹은 부담스러워할지 확신이 없어 넣었다 꺼냈다 반복했다.
"역시... 와버렸네"
준호는 자신이 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는 사실에 스스로 실소했다.
"이러니 평생 기다리는 인생이지."
사람들 틈 사이에서 서연은 어딘가에 있을 그를 찾았다. 아직 약속 시간까지 10분이 남아있었지만, 어쩐지 그가 이미 와 있을 것 같았다. 그는 항상 그랬으니까. 그리고 그녀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맞은편 출구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준호가 보였다. 가벼운 바람을 맞으며 셔츠 깃을 정돈하는 모습이, 뉴욕에서보다 더 편안하고 가까이 느껴졌다. 그의 옆모습은 뉴욕에서 함께 걸었던 그날과 다르지 않았다. 단지 배경만 달라졌을 뿐. 서울의 빌딩들, 서울의 사람들, 서울의 봄. 그리고 그 가운데 서 있는 그 사람.
'서울에서 라니. 다시 설렌다. 다시 만날 수 있다니. 이렇게 가까이.'
서연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서며 손을 살짝 들어 올렸다. 동시에 준호도 그녀를 발견했다.
"아, 저기..."
그는 중얼거렸다. 가슴 한편이 따듯하게 울렸다. 그가 기억하던 서연은 그대로였다. 셔츠와 청바지 차림의 단정한 모습. 그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환해졌다. 가까이 다가가며 그는 자신의 표정을 가능한 담담하게 유지하려 했지만, 설렘이 숨겨지지 않았다.
서연의 시선에서는 그에게서 불안과 기대, 그리고 안도가 차례로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자신의 표정도 비슷했을 것이다.
두 사람은 마주 보고 웃었다. 어색하지 않았다. 가볍지도 않았다. 마치 조용히 쌓인 감정들이 다시 몸을 일으킨 듯, 두 사람 사이에 봄이 조용히 내려앉았다.
서연은 조금 설렜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서울 한복판, 사람들 틈에 섞인 채 각자의 시간을 살던 둘이, 다시 눈을 마주 본다는 게 이토록 흔들리는 일이라니. 그의 얼굴은 그대로인데, 자신은 너무 많은 시간을 돌아온 듯한 기분이었다. 마치 과거와 현재가 겹쳐진 듯, 가을의 뉴욕과 봄의 서울이 한 장면 위에 포개어진 듯했다.
'그때보다 지금이 더 조심스러워. 그래서 더 간절해.'
준호는 그녀의 눈빛에서 무언가를 읽은 듯했다. 그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햇살이 그의 머리카락 사이로 부드럽게 내려앉았고, 그 빛 속에서 그의 눈동자는 옅게 흔들리고 있었다. 서연은 순간적으로 느꼈다. 그가 기다렸다는 것. 말하지 않았지만, 오래도록 한 계절을 묵혀왔다는 것.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용기를 냈다는 것.
그 미세한 진동이, 그녀의 마음속에서도 고요히 번져나가고 있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문이 열리는 소리처럼, 부드럽지만 확실히, 그녀의 내면에서 무언가가 깨어나고 있었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서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온 것을 그가 눈치챘을까 싶어 살짝 긴장했다. 준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방금 왔어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바람에 그의 살짝 흐트러진 머리카락은 그가 한참 전부터 이곳에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준호는 항상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항상 "방금 왔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서연은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모든 작은 습관들, 그 모든 익숙한 움직임들이 지금 다시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셔츠가 좀 구겨진 걸 보니 벌써 한 시간은 기다렸던 것 같은데요."
서연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준호는 당황한 듯 셔츠를 내려다보았다.
"아, 이거는... 비행기에서 주름진 거예요."
서툴게 변명하는 그의 모습에 서연은 더 환하게 웃었다.
"뉴욕에서도 항상 먼저 와서 기다리셨잖아요. 그리고 '방금 왔어요'라고 말하고."
준호는 들켰다는 듯 웃음을 참지 못했다.
"들켰네요. 사실... 30분 전에 왔어요."
"저도 10분 전에 왔으니까, 준호 씨가 20분은 더 기다린 셈이네요."
"괜찮아요. 기다리는 시간도 좋으니까요, "
준호가 부드럽게 대답했다. 그의 말에는 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는 듯했다.
"어디로 갈까요?"
서연이 물었다. 갑자기 서울이 너무 넓게 느껴졌다. 이 모든 길을 함께 걸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준호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대답했다.
"정동길 어때요? 벚꽃이 예쁠 것 같아요."
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동길. 시청에서 덕수궁 돌담길로 이어지는 그 아름다운 길. 그곳은 그녀가 혼자 걸을 때도 자주 찾던 곳이었다. 그가 그곳을 선택한 것이 의미 있게 느껴졌다. 마치 그녀의 마음속 지도를 읽은 것처럼.
"아, 준호 씨도 정동길 아세요? 뉴욕에서 오래 사셨으니까 잊으셨을 줄 알았어요."
준호가 웃었다.
"서른까지 서울에서 살았는걸요. 그 정도면 서울 구석구석 다 알죠."
두 사람은 천천히 정동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처음에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걸었지만, 점점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그런데 정동길에 얽힌 이야기 아세요?"
준호가 말을 걸었다.
"무슨 이야기요?"
"연인이 이 길을 걸으면 헤어진다는 말이 있어요. 여기 예전에 가정법원이 있었거든요. 이혼하러 오는 부부들이 많아서 그런 말이 생긴 것 같아요."
서연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준호를 바라보았다.
"그래요? 그런데 왜 하필 이 길을 고르신 거예요?"
준호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너무 아름다운 길이라서요. 게다가..."
그는 잠시 목소리를 낮췄다.
"그런 말은 안 믿으니까요."
서연은 미소 지었다.
"저도요."
그들 사이의 공간이 줄어들 때마다, 서연은 봄이 자신을 관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봄의 한가운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