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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마루 May 26. 2023

커피의 인문학 1

제12회 - 오늘의 커피 <분나에서 커피로>

커피의 시작


교보문고에서 커피를 검색하면 관련 서적이 51,092권이 검색된다.

나는 커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지도 않았고, 관련 학과를 졸업하지도 않았고, 교수도 아니다.

단지 커피를 좋아해 홈카페를 만들고 즐겨 마시면서 커피와 관련된 영화나 역사를 찾아보거나 공부하는 걸 좋아한다.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이 책에 있는 내용과 다른 경우가 조금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쓰게 되었다.


그런데 어쩌다 분나가 커피가 되었을까?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를 분나라고 부른다. 

페르시아 의학자 라제스의 의학전범에 의하면 커피 열매를 '분' Bun, 마시는 것 '분첨' bunchum 적었다.

에티오피아 오로모족은 당시 커피와 동물의 기름을 뭉쳐서 커피단, 즉 에너지바로 만들어 가지고 다니며 사냥을 다녔다. 사냥하는데 정신이 또렷해지고 힘이 난다는 것을 그때부터 안 것이다.

지금 팔아도 좋을 것 같다. 울퉁불퉁 에너지바에 커피 원액을 넣어 팔면 괜찮을 것 같다.

벤치프레스 들기 전에 그걸 먹고 웨이트를 하면 몇 개가 막 올라가는 거다.


커피의 어원은 에티오피아의 카파(Kaffa) 지역에서 나온 커피가 오스만제국에서 카흐베라 불리던 것이 어원이라고 한다. 


에티오피아에서는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분나 마프라트 (Bunna Maffrate), 영어로는 커피 세리머니를 한다. 

마치 종교의식 같기도 하고, 동양의 다도와도 비슷하다.


1. 먼저 솥뚜껑 같은 불판 위에 로스팅한다.

2. 로스팅은 중강배전과 강배전이 많다.

3. 이것을 절구통에 놓고 빻는다. 그라인딩이다. 다음은 화로에 불을 피운다.

4. 커피포트인 제베나(도자기 호로병)에 물과 커피를 넣고 끓인다.

5. 끓인 커피를 잔에 부을 때 가능한 한 높이 들어서 거품이 나오도록 잔에 따른다.

6. 손님에게 정성껏 대접하데, 3회 대접하며 첫 잔은 평화의 잔, 두 번째 잔은 우정의 잔, 세 번째 잔은 축복의 잔이라 하여 세 번 마신다.

7. 커피 잔은 작으며 에스프레소보다는 묽고, 아메리카노보다는 상당히 강하다.


오스만 제국의 역사는 커피의 역사이며, 커피는 곧 전쟁의 역사였다. 

왜냐하면 전쟁에 나간 병사들이 졸음을 쫓고, 용기를 얻는데 커피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오스만 튀르크 제국은 튀르키예(구 터키)의 제국이다. 터키가 튀르크의 영어식 발음이긴 하지만

추수감사절에 칠면조 요리를 올리는 걸 볼 때마다 기분 나쁘겠구나 싶긴 했었다. 아무튼 지금은 터키가 아니고 튀르키예이다. 튀르크인의 땅이란 뜻이다.


커피의 가장 많은 종인 아라비아 종은 구두 모양의 아라비아 반도에서 나온 커피를 말한다.

에티오피아의 커피는 전쟁을 통해 홍해를 지나 구두의 뒤꿈치처럼 생긴 예멘으로 들어가게 된다.

커피가 처음 발견 된 것은 에티오피아이지만, 예멘은 최초로 인간에 의해 경작된 곳이다.

그래서 커피를 분류할 때 예멘 원종이라는 표현을 쓴다.


오스만 제국은 예멘 정복을 시작하여 모카항에서 시리아의 다마스쿠스, 이슬람의 성지 메카, 이집트의 카이로에까지 커피를 수출하였고, 가는 곳마다 카흐베 하네(커피 하우스)가 생겨났다. 이슬람의 공통음료로 커피가 등극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체즈베라라는 국자모양의 커피 주전자를 모레나 숯불에 달구어 커피를 마셨다.

16세기 후반에는 베네치아를 통해 유럽으로 수출되었다. 네덜란드어로는 코피, 영어로는 카페가 되었다.

이때 역사적으로 중요한 전쟁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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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커피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1 월드카사카로 워시드 


고도가 높은 만큼 기온 차가 많이 나 좋은 커피가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향긋한 꽃향기와 풍성한 과일향이 나며, 복합적인 맛과 향기가 밸런스를 이루며, 끝까지 스위트한 달달함이 이어진다. 고것을 클린 컵이 우수하다 이라 한다. 대표적인 토종(에얼룸)이 커피의 귀부인이라 부르는 예가체프이다. 게이샤도 있고, 구지, 시다모 등 워낙 유명한 산지가 많다. 아직은 싸게 사 먹을 수 있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에티오피아도 2020년부터 CoE에 가입하였다. CoE 같은 협회가 하는 일은 대회를 열어 상을 주고, 등급을 매기고 경매에 부친다. 에티오피아도 참가를 하게 될 것이고, 맛과 품질이 좋으니 일등도 하고 경매가도 갱신할 것이다. 이 말은 가격이 앞으로 오른다는 말이다. 1등 하고 가격이 오르면 농민들에게 좋은 일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온종일 굳은살 박인 손으로 커피를 따는 농민의 일당 2400원은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맛있는 커피를 쌀 때 마음껏 사 먹자는 얘기다. 게이샤처럼 될지 모른다. 


비 오는 날엔 커피가 더 향기롭네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비가 오면 코가 촉촉해지기 때문이다.

커피의 가루와 향이 코에 붙여 훨씬 잘 느끼기 때문이다.

거기에 사랑하는 사람과 마시면 더 좋겠죠?


오스만 제국의 커피
하리오 커피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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