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알면 보이는 나무이야기 07화

라이킷 12 댓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강마루 Jan 21. 2022

고마워 !! 아까시나무

[알면 보이는 나무이야기 7화]

[알면 보이는 나무이야기 5화]

'동구 밖 과수원샷 아까시아 꽃이 활짝 투샷.... 치키치키뱅뱅 .. ㅎㅎ '

얼마 전 끝난 <술꾼도시여자들>에서 한선화가 소맥을 말면서 부르던 노래입니다. 저도 정말 재밋게 보던 드라마였는데 너무 일찍 끝나버려서 좀 아쉽습니다. 아까시나무(Black locust) , (왜 블랙메뚜기라 하는지 아시는 분은 저 좀 알려주세요.... )는 북아메리카 지방이 원산지인데 우리나라에는 1891년 일본 인이 중국 북경에서 묘목을 가져와 인천에 심은 것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나무가 아닙니다. ^^

우리 동요속에 나오는 '아카시아 꽃'은 잘못된 표기로 '아까시 나무'가 맞는 표현입니다. 이미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나왔습니다

아카시아 나무

아카시아 나무는 열대 상록수로 우리나라에서 자라지 못합니다.

아카시아 꽃 하면 먼저 호주가 떠오르는데 호주의 국화인 아카시아 는 Golden wattle! 노란 아카시아로 Unity, 통합, 일치라는 뜻이 있습니다. 호주 축구팀이 노란색과 초록색의 유니폼을 입는데 이것이 Golden wattle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와틀(wattle)'이라고 부르는 1천여 종의 아카시아도 있으며, 골든 와틀(Golden Wattle)은 호주의 국화입니다.

아까시 나무

아까시 나무는 영어로 'False Acasia' 즉 아카시아가 아니다. 라는 뜻 입니다.

1601년 프랑스의 정원사인 Robin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 아까시나무를 옮겨 심게 되었으며,

그 후 식물분류학자인 린네가 그를 기념하기 위해 아까시나무의 학명을 Robinia로 명명하게 되었습니다.

아까시 꽃과 아카시아 꽃

아마도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서 아카시아라는 명칭을 쓰게 되어야는 설이 있습니다. 국가표준 식물목록 및 산림청 국가생물 종 지식정보시스템에는 아까시나무로 표기 하고 있습니다. 포도 송이처럼 탐스럽게 주렁주렁 열리는 아까시꽃은 아카세틴,아피세닌 같은 소염, 이뇨작용을 돋고 잇몸 질환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이로운 성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루마니아에서는 잼을 만들어 먹고 저는 어렸을 때 옆집 할머니가 튀김으로 많이 만들어 주셔서 잘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수미네반찬에서 만든 아까시잎튀김

지금이 오월은 아니지만 해마다 오월이 오면 아까시나무 꽃향기가 훈훈한 바람에 코끝은 스치고 그 곳에서 여유롭게 낮잠 한 숨 자고픈 생각에 나른해 집니다.

아까시나무는 생태교란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만 오해 입니다.

설에 의하면 월남전 때 베트남에는 아까시나무가 너무 풍성해 미군들은 밀림을 없애기 위해 고엽제를 살포하면서 흉흉한 소문이 시작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일제시대에 소나무를 훔쳐가면서 대신 성장속도가 빠른 아까시나무를 심었다는 근거없는 설이 아까시나무를 억울하게 만든거 같습니다. 아까시나무는 한국전쟁이후 황폐화 된 우리나라 산에 적응해 강한 생장력과 번식력으로 당시 토사가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해 준 고마운 나무입니다. 또한 토양에 양분이 부족하더라도 공기 중 양분(질소)을 흡수한 뒤 뿌리에 저장해 잘 자라는 특이한 식물로 학계에서는 '질소 고정식물'이라고 별명이 있을 정도 입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광릉숲의 100살이 넘은 아까시나무를 조사해볼 결과 아까시나무 숲 1㏊가 빨아들이는 이산화탄소량이 승용차 5.5대가 1년간 내뿜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현재 국립산림과학원 임목육종과에서는 헝가리산림과학원과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에 알맞은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상의 관을 뚫고 들어간는 아까시나무?

본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하세요...ㅎㅎ 아까시나무 뿌리는 심근성이 아니라, 뿌리가 옆으로 뻗는 천근성이어서 땅을 깊이 파고 들어가 관을 뚫는 일은 없습니다. 그런 속성 덕택에 산사태를 방지하고 지반을 튼튼하게 해줍니다. 이런 말이 나온 이유는 아까시나무가 묘지 근처에서 많은데 묘지는 양지가 대부분이고 따라서 양지에 많이 심어진 아까시나무는 억울한 오해를 가져오게 된 것입니다.

아까시나무는 마르면 톱이 안 들어갈만큼 단단해지니, 생나무일 때 한 뼘 길이로 잘라 손도끼로 손가락 굵기로 쪼개서 말려 두었다가 물에 불려 훈연할 때 불에 넣어 연기를 내는데 사용합니다. 미국에선 훈연재의 왕이라 불린다고 하네요. 고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해 보세요...아무쪼록 아까시나무는 우리 한국에 도움을 준 고마운 나무입니다. 올 봄 5월이 오면 잎 피리도 불어주고, 잎파리 따며 온다 안온다도 해주고 고맙다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