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과 커피로 끝나는 사이

by 글쓰는 체육쌤

국밥, 커피.

요즘 친구들을 만나는 공식이다.

여름에 한 번,

겨울에 한 번.

이제 두 번째지만

우리끼리는 이미 루틴이 됐다.

네 명이다.

네 명 모두

각각 1시간쯤 떨어진 곳에 산다.

5시 반,

어느 국밥집.


차 네 대가 들어오고

국밥 네 그릇이 놓인다.

“살쪘네.”

“빠졌네.”


악수 몇 번 나누고 나면

뚝배기가 나온다.

국밥은 여전히 맛있다.


든든하고,

구수하고,

부담 없다.


딱 지금 나이 같다.


셋은 결혼했고 아이가 있다.

한 명은 올해 결혼 예정이다.


근황 이야기,

일 이야기,

육아 이야기.

차분하게 웃으며

대화가 이어진다.

마흔 언저리의 남자들은

대부분 어린 아이를 둔 아빠다.


잦은 외출은 어렵고,

젊을 때 퍼마시던 술은

이제 피곤하다.


직장에서는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이럴 때 모아서 털어놓는다.


조언도 받고,

그냥 들어주기도 한다.


2차는 카페다.

새로 산 친구 차를 타고 이동한다.

아메리카노 네 잔.

두 잔은 디카페인이다.


그래,

이제는 건강을 생각할 나이다.


운동 이야기,

체중 이야기.

쓸데없는 농담도

중간중간 섞인다.

큰 웃음은 없지만

가벼운 웃음은 계속 나온다.


우리의 20대는 익사이팅했다.

밤새 술 마시고,

소리 지르고,

웃고 떠들었다.

아침엔 국밥으로 해장하고,

각자 쉬었다가

다시 만나 커피를 마시며 흥을 예열한다.

그리고 또

술집으로 갔다.

이제는 그 텐션이

조금 부담스럽다.

조용하고

잔잔한 시간이 좋다.


불혹이라 했던가.

살이 쪄서 그런지,

넷 다 흔들림이 없다.


넷이 모이면

덩치만큼 마음도 든든해진다.

5시 반에 만나

8시 반.

이제 할 말도 얼추 끝났고

슬슬 피곤하다.

각자 집까지

30분에서 1시간 운전도 남았다.

“다음엔 한잔하자.”

할 뻔했지만

그냥 삼켰다.

지금은

이게 더 좋다.

“여름에 보자.”


내일 또 볼 사이처럼

쿨하게 인사하고 헤어졌다.

회비 정산 카톡이 끝났다.

우리 단체 톡도

아마 다음 여름에나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하.

또 보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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