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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미정 Oct 13. 2023

숙제 말고 소풍처럼 달리기

5분 달리기 Day 2 ~ Day 5

5분 달리기 Day 2.


어제와 같은 코스로 달렸다. 오늘은 왠지 발이 땅에 닿는 느낌이 다르다. 운동화의 바닥면이 땅을 착착 밀어주는 것처럼 탄력이 느껴진다. 땅을 밀면서 나아가는 힘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날씨가 좋아서일까 오늘 몸이 가뿐해서일까. 가볍게 지면을 튕겨 나아가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오늘도 5분을 채워보기로 했다. 오늘도 수월하지는 않았지만 어제보다는 시계를 덜 보고 5분을 채웠다. 어제 꺾었던 골목에서 한 골목 더 가 거리를 늘렸다. 5분 연속 달리기 후에는 뛰다 걷다를 반복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둘째 날 기록은 1.3km, 13분 10초. 산책할 때보다 거리가 짧지만, 달리기에 대한 부담스러운 마음을 줄이기 위해 짧게 마무리!



5분 달리기 Day 3.


아침부터 날이 많이 추웠다. 이전 같으면 달리기는커녕 산책도 절대 가지 않을 날씨다. 하지만 '5분이니까!'라는 생각과 매일 뛰고자 했던 약속을 벌써 깨면 패배감이 느껴질 것 같아서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생각보다 더 추웠다. 뛰는 내내 코와 목으로 차가운 공기가 들어와 덜컥 겁이 났다. 겨우내 감기를 심하게 앓았고, 한 번 목감기에 걸려면 한 달씩이나 갔던 터라 일단 몸을 챙기는 것이 나에게는 우선순위였다. 매일 1분이라도, 혹은 거리라도 조금씩 늘려볼 계획이었으나 그런 욕심을 냈다가는 찬바람에 또 당할 것 같아서 오늘은 걷는 시간을 없애고 달리기만 하고 바로 돌아왔다. 첫날과 둘째 날은 5분 채우기도 힘들었는데, 오늘은 5분은 가뿐히 채웠고 7분 넘게 달릴 수 있었다. 오늘은 좀 여유가 생겼는지, 달리기 전 후 스트레칭이 중요하다고 했던 언니 말이 생각나서 처음으로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셋째 날 기록은 1.01km, 7분 24초.


<30일 5분 달리기> 책의 목차는 Day 1부터 Day 30까지 하나씩 따라갈 수 있게 짜여있는데, 내일은 책의 Day 4에서 이야기한 '코호흡'을 시도하며 뛰어보려고 한다. 또 어떤 변화를 느끼게 될지:)



5분 달리기 도전 Day 4. 숙제에서 소풍으로


오늘의 변화는 달리기를 숙제처럼 하지 말고 즐거움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아침에 아이들이 스쿨버스 타는 것을 배웅해 주고, 나온 김에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오는 것이었다. 아침공기가 상쾌해서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숙제이기도 한 달리기를 아침 시작 무렵에 바로 끝내버렸을 때의 그 뿌듯함과 개운함이 좋았다. 매일 글을 쓰자는 숙제와 같은 규칙을 갖고 있는 내가 일찍 일어나 6시에 글을 써버리고 나면, 숙제를 이미 끝난 상태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홀가분한 기분이 들어서 무척 신이 나는데, 그것과도 꽤 비슷했다. 하지만 오늘은 달리기를 더 즐기고 싶었다. 아침 날씨는 흐렸고, 낮에는 곧 갤 것 같아서, 더 따뜻한 날씨에 예쁜 공원에서 뛰기로 했다. 숙제처럼 하지 말고, 소풍처럼 즐기러 나가자!


아이들의 스쿨버스가 도착하기 한 시간 전, 내가 좋아하는 자메크 토파즈라는 아담한 호수를 끼고 있는 공원으로 갔다. 이곳은 언제 와도 예쁘고 평화롭다. 주차장에서 나오자마자 예쁜 성 모양의 호텔과 드넓은 정원이 펼쳐진다. 호수까지 준비운동 삼아 걸어가서 호숫가에서부터 뛰기 시작했다. 호숫가를 두 번 돌고, 주변을 조금 더 뛰었다. 이 날은 12분을 쉬지 않고 달렸다. 아니 사실은 공원이 너무 예뻐서 중간중간 잠깐씩 멈춰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때마다 한 숨 돌리게 되어 숨이 덜 차서 12분을 연속으로 뛸 수 있었던 것 같다.


동네에 있는 Zamek Topaz


오늘부터 <30일 5분 달리기>에서 말한 코호흡을 시작했다. 코호흡 자체가 어렵진 않았지만 콧속으로 들어오는 찬바람에 코가 시큰해졌다. 차가운 기온이나 냄새 등에 쉽게 콧물이 나는 비염을 달고 사는 지라, 또 감기에 걸릴까 불안해서 나중에는 내 컨디션에 맞춰 입 호흡과 코호흡을 번갈아서 해보았다. 무리하지 않고 나의 몸과 마음의 상태에 맞추는 것이 중요할테니까



Day 5. 밤에 달리기


이 날은 아침 일찍부터 다른 일정이 있어 아침에 달리지 못했다. 하지만 5일 차에 벌써 건너뛸 수는 없는 법! 저녁에 아이들 씻기고 잘 준비 다 해두고 밤 9시에 나가 기찻길 옆으로 나갔다. 밤이라 조금 무서워서 가로등이 있는 길로 왕복 10분을 뛰었고, 처음 8분을 쉬지 않고 달렸다. 며칠 사이 조금 단련이 된 것인지 8분에도 많이 힘들진 않았다. 처음으로 밤에 나가서 뛰었고, 밤에 달리는 느낌도 새롭고 좋았다. 여러 핑계로 오늘은 쉴 수도 있었지만 잠시라도 나와 뛰고 나니 무척 뿌듯했다. '5분만 달리자'는 마음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더 많이 달리려 했다면 시간과 상황이 여의치 않아 포기했을 것 같다.



달리기 앱을 활용하면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기록할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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