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이가 있으면 좋겠다.
내 정성과 시간, 갖은 노력과 이해를 잔뜩 쏟아부어도 절대 끊기지 않아 언제까지나 이어지는 관계. 내 비용을 기꺼이 지불해 그의 취향에 맞춰 건네는 수많은 정성과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들을 나열해 빽빽이 적은 편지를 소중히 간직해 줄 사람. 언젠가 헤어지는 날이 오겠지라는 생각의 근거가 죽음뿐인. 죽음 외엔 우리를 갈라서게 할 것이 전혀 없는. 때로는 모진 말을 하고 서로의 안에 묵혀둔 지저분한 것들을 쏟아낼지라도, 결국엔 다시 서로에게 돌아가고 서로밖엔 없는 그런 관계.
난 이 관계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관계의 주인공이 너이길 간절히 바란다.
이러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뭘까.
널 정말 사랑해서일까. 그런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뿐일까 생각해 보았지만 그건 아니구나.
아쉽게도 내가 갖고 태어난 사랑의 총량, 다시 말해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다가갈 그 용기의 양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느 사람들이 말하듯. 나 역시 그도 저도 별반 다를 게 없구나라고 여기며 눈부신 관계를 꿈꾸지 않는 길로 가버릴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나에게 따뜻한 불꽃이 남아 있을 때, 너와 만나 그 불을 오래오래 피워갈 결심이 살아 있을 때, 너에게 전할 진심이 이만큼 가득 준비되어 있는 이때에, 네가 나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