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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n Oct 01. 2023

08 미션과 핵심가치는 누가 정하고, 어떻게 내재화할까

HR편


CEO인 크리스는 문득 회사의 일하는 방식이나 핵심가치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현재 사내에 정리되어 명문화한 문화와는 조금 다른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말 동안 좀 더 생각을 정리한 후, 회사 인트라넷 문화 페이지에 미션과 조직문화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그러고는 몇 주 뒤, 회사의 미션과 문화가 바뀌었으니 노션을 읽어보라고 전사 회의 때 발표했습니다. 구성원들은 익숙하다는 듯이 그런가 보다 하고 아무런 관심도 없이 넘어갔습니다. 미션과 문화 내용이 바뀐 지 3개월도 채 안 되었고, 이미 이런 일이 수 차례 반복되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소규모 스타트업 CEO가 저를 찾아와 미션과 핵심가치는 누가 정하고, 어떻게 내재화하는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사람마다 다른 답을 말하겠지만 “창업자가 정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을 드렸습니다. 미션은 기업의 존재 목적이기 때문에 당연히 창업자가 정하는 게 기본적으로 맞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정교하고 확신적일 순 없겠죠. 기업 성장에 따라 정교화되고 스토리가 입혀지면서 멋진 미션으로 발전하겠지만 초기에는 조금은 허술하더라도 창업자가 미션을 내세울 수 있어야 합니다.


핵심가치나 조직문화도 창업자 혹은 경영팀이 명확하게 철학이 있어야 확산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탑레벨에서 정해서 통보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창업자와 경영팀은 구성원의 평가와 보상을 포함하여 최상위 위계를 가진 포지션입니다. 만약 창업자가 데이터 기반으로 일한다면, 데이터 중심 소통이나 업무 방식은 자연스럽게 사내에 퍼져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창업자가 리스크가 어느 정도 있는 도전보다는 신중하게 확보된 길을 가는 스타일이라면 해당 조직은 리스크 헷징을 하며, 타사 사례를 살펴보며 일하는 방식과 문화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일해야 이 기업(탑레벨)과 소통할 수 있고, 인정받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조직문화를 사전 진단해 보면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1)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문화

2) 명시적으로 공표된 문화

3) 앞으로 만들고 싶은 문화


대부분의 기업 문화는 경영팀이 추구하는 가치와 언행들이 최초의 뿌리 문화를 만들곤 합니다. 이게 잘 녹아들었다면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문화가 되고, 초기부터 정리해서 공표했다면 명시적으로 공식적인 문화로 존재하게 됩니다. 또는 의도와 다르게 구성원들 사이에서 의도하지 않은 문화가 만들어지고 메인 문화로 녹아들면서 그 문화가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문화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경영팀이 스스로 추구하는 가치를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구성원들과 소통을 통해 문화를 만들어 가려고 하면 실제와 상당히 차이가 있는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생각보다 이런 기업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탑레벨은 신중하고 보수적인데, 내외부적으로 우리의 문화는 혁신적이고 도전적이라고 내세우고 있는 거죠. 이렇게 되면 실제 일어나는 현실과 공개되어 있는 문화가 달라서 구성원들은 괴리감을 느끼고, 속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암묵적으로 실제 존재하는 건 보수적인 문화, 명시적으로 공표된 건 도전 문화, 앞으로 만들고 싶은 문화는 빠른 시도와 실험문화이다 보니 상반된 가치를 추구하며 모든 게 일관성이 없어지는 상황인 거죠.



CEO 크리스의 경우, 미션이나 지향하는 가치를 본인이 정립하는 것은 맞았으나 미션을 너무 자주 바꿨고, 구성원들과의 소통 과정에서 큰 누락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미션을 바꾸는 건 회사의 존재 이유를 바꾸는 거라 매우 큰 일입니다. 미션을 왜 변경했는지에 대한 맥락과 그 미션에 따른 앞으로의 방향성을 구성원들에게 공유하고 함께 싱크를 맞춰가는 게 필요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문화와 지향하는 가치도 변화가 필요했다면 그 맥락과 방향을 공유해야 했습니다. 특히나 문화와 가치는 내용만 쓱 바꾼다고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위에서 말한 대로 문화는 CEO나 경영팀의 마인드와 언행, 일하는 방식이 구성원들에게 보이지 않게 퍼져나가면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두 명의 리더가 있습니다. 두 명 모두 담당하는 팀원에게 “난 널 믿는다”라는 말을 건네었습니다. 같은 말을 했지만 팀원 중 한 명은 기억에 남을 만한 인생 장면으로 인식했고, 다른 한 명은 그저 그런 말로 인식했습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단순히 기술적인 언어에서 감흥 받는 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그간 행동과 태도에서부터 신뢰를 쌓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문화의 내재화는 우선 CEO와 경영팀에서 우리 회사에서 지향하는 미션과 가치는 무엇인가, 만들고 싶은 문화는 무엇인가를 명확히 파악하고, 경영팀부터 그렇게 행동하고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탑레벨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면 다양한 내재화 프로그램이나 캠페인을 하더라도 오히려 구성원들의 이질감과 실망감만 높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의 문화 내재화는 경영팀의 언행일치에서부터 시작됩니다.




ChatGPT에게 물어봤습니다

미션과 핵심가치는 누가 정하고, 어떻게 내재화할까?

일반적으로 창업자 또는 창업팀이 결정한다.

창업자는 기업의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고, 가치관과 열정을 반영하여 미션을 제시한다.


핵심가치를 정하고 내재화하는 팁

창업자 본인은 어떻게 일하는 사람인지 정리해 봅니다.

회사에서 일 잘한다고 생각하는 구성원들이 있다면 어떤 점에서 그런 판단을 한 건지 요소를 수집해 봅니다.

회사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구성원들이 있다면 어떤 점에서 그런 판단을 한 건지 요소를 수집해 보고, 그 요소들의 반대 요소 키워드를 뽑아내 봅니다.

키워드를 정리해 보면 현재 어떤 가치를 우선하고 있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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