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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n Feb 21. 2016

#연애는 즐거우려고 하는 거다

2016년 2월

 한 여성 독자분이 톡으로 연애 상담을 문의하시다가 전화를 주셨다. 장거리 연애가 힘들다는 거였다. 헤어짐의 이유나 상황은 두 당사자가 알겠지만 사건을 들어보니 남자분이 썩 좋은 남자는 아닌 거 같다는 촉인 듯 촉아닌 촉같은 느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 정리하고 새로운 좋은 남자를 만나는 방향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한동안 소식이 없다가 다시 톡과 전화를 주셨는데, 헤어지고 나서 잊기가 힘들다고 하시더라. 헤어짐이 쉬운 게 어디 있으랴. 아무리 많은 헤어짐을 경험해도 아프고 쓰라린 게 이별이다. 맘고생이 심한 독자분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안타깝기도 하면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이 답답하기도 하더라.


 헤어질 때는 보통 일방향적일 때가 많다. 서로 합의 하에 헤어지는 이별이 생각보다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누군가 먼저 사랑이 식고, 그 모습에 상대방도 사랑이 식게 되면서 이별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헤어짐은 결국 누군가가 먼저 사랑이 식는 것이 시작이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식는 건 내게 참으로 마음 아픈 일이다.

 헤어지고 나서 한참이 지나 정상적인 상태로 복귀한 후, 이별을 바라보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참 잘 헤어졌다', '이 사람이랑  결혼했으면 행복하지 못했을 것 같네' 등등 말이다. 근데 그 당시에는 이게 진짜 안된다. 눈에 콩깍지가 씌인, 즉 사랑을 경험하는 상태에선 비정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이런 말도 있을까?

사랑이란 이성의 동의 아래 발휘되는
선천적인 광기다


 그리고 사랑은 자기가 선택할 수도 없다. 자기랑 잘 안 맞거나 자기를 사랑해주지 않는 사람에게 반하지만, 자기랑 천생연분인 것 같은 사람에게는 열렬한 사랑을 못 느끼는 그런 경우들이 그렇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사랑, 그것이 문제다.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연인이 아니라 우리 마음을 동요시키는 사람을, 때로는 절대 사랑해서 안될 사람을 사랑하곤 한다. 그래서 사귀면서도 고통받거나 힘들어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사랑은 행복의 씨앗이면서 고통의 씨앗이기도 하다.


 예전에 연애를 할 때를 생각해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다투고 싸울 때가 있었다. 오죽하면 회사 사람들이 얼굴이 왜 이렇게 까매졌냐고 물었을까? 회사에서 일을 해야 되는데 하루 종일 여자친구 신경 쓰느라 곤두서 있게 되는 거다. 만나면 또  말조심하고, 짜증내거나 화내지 않게 주의해야 했다. 그리고 화를 낼 때마다 설득하거나 사과하느라 탈진이 되곤 했다. 그땐 모든 걸 다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내가 다 짊어지고 포용해야지. 극복할 수 있을 거야' 이런 용기와 결심이 드는 게 콩깍지가 씌였을 때니 말이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천만다행이다 싶다. 그때 하루하루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힘이 쭉 빠진다. 물론 즐거울 때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연애는 즐거우려고 하는 거다. 누군가와 만나는데 신경을 정말 많이 써야 관계가 유지되고, 관계를 유지하는데 긴장과 스트레스가 꼭 필요하다면 건강한 연애가 아니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적당한 노력과 배력, 관심과 긴장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와 신경을 써야 한다면 '맞지 않는 인연'이 확실하다.


 누군가는 그 사람과 사귀더라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건강한 연애를 할 수 있다. 만나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근데 내가 그 사람과 사귀면 힘들고, 초조하고, 생각이 많아지고, 온갖 추측을 많이 하게 된다. 그건 나와 그 사람이 '맞지 않는 인연'인 것이다. 즐거우려고 하는 연애인데, 맞지 않는 사람과 연애를 하면  즐겁긴커녕 고민과 걱정이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기 마련이다.



 나와 맞는 사람과 연애를 하더라도 최소한의 노력과 관심, 배려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적당한 노력으로도 정말 편하고 안정적이고 즐거운 연애를 할 수 있다. 서툰 내 모습도 이해해주고, 어색한 내 모습도 사랑해주는 그런 사람과 말이다.

 그러니깐 연애가 편하고 즐겁지 않다면, 이 사람과 정말 내가 맞는 사람인가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콩깍지가 씌였다면 벗어나기 어렵겠지만.... 내 지론은 이렇다.


즐겁지 않다면 나와 맞지 않는 인연이다.

맞지 않는 인연과 즐거우려고 억지로 노력하는 건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확실한 건...연애는...즐거우려고 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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