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오늘 흥미로운 사건을 들었다. 증권회사에서 불륜이 발생한 것이다. 기혼의 남녀가 불륜을 저지르다가 결국 남편에게 들켜 얼굴이 모두 공개되고 둘이 주고받은 야릇한(?) 대화까지 드러났다. 간통죄가 폐지된 마당에 처벌은 안 되겠지만 서로 신상이 털리고, 직장 출근도 못했다고 하니 앞길이 막막하겠다. 안습.
'불륜이 왜 이렇게 많이 일어날까'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해봤는데, 흥미로운 의견이 있었다.
우리나라가 결혼 적령기에
꼭 결혼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어서 그래
우와... 그럴 수 있겠다. 사실 우리나라가 그런 게 좀 있지. 결혼을 늦게 안 하고 있으면 "무슨 하자가 있는 거 아냐?", "분명 문제가 있어서 이때까지 결혼을 못한 걸 거야"라는 시선을 많이 받는다. 그리고 부모와 친척들이 명절 때마다 스트레스를 주고 말이다. 뭐.. 사실 늦게까지 결혼 안 한 사람들 보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눈이 너무 높거나, 남녀관계에 서툴거나, 이성보다 자기 일에 관심이 많거나 하는 등의 문제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인연을 못 만나서 혼자인 사람도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암튼 우리 사회가 그런 압박을 주고 있는 건 부정하지 못할 거 같다. 그러다 보니 그 적령기와 분위기에 맞춰 결혼을 하게 되는 상황이 많을 수밖에 없는 건 필연적인 결과 같다. "정말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해야겠어", "이 사람 아니면 그냥 나 혼자 사는 게 더 낫겠어"라는 확신으로 결혼이 아닌 "뭐,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아", "다시 누구 만나려면 시간도 걸리고 못 만날 수도 있으니 적당히 결혼해야겠다" 등의 '적당함'으로 결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 후에 어떻게 될까? 당연히 결혼생활이 행복하기가 쉽지는 않을 거다. 상대방의 장점, 단점, 습관, 가치관 등등 여러 가지를 알고,확신이 들어 결혼을 해도 막상 생활 해보면 다름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근데 '적당히' 나쁘지 않아서, 결혼 적령기에 맞춰 결혼했다면 이런 문제들을 수용하고 대처하는데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다. -5만큼 힘들 수 있었던 게 -10만큼 힘들고, -5만큼 싫을 수 있었던 게 -10만큼 싫어지게 되는 거다. 그리고 +1만큼 좋았던 게 -10이 될 수도 있다.
오늘 불륜 남녀도 참 가관이었다. 카톡 프로필 사진이 자기 자식 사진인데 그 카톡으로 야릇한(?) 이야기를 주고받는...소오름!!!
그들은 왜 불륜을 시작했을까? 그 전에 그들은 왜 그런 파탄을 일으키게 되는 결혼을 했을까? 불륜 남성은 회계사고, 불륜 여성의 남편은 부자라고 하니 두 명 모두 계산적 결혼을 하게 되었던 것은 아닐까? 다분히 개인적인 상상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드라마틱한 사랑이 현실에 존재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낭만이 없이 현실에 맞춰하는 결혼은 과연 행복할까? 아니 행복 전에 과연 배우자에게 나란 존재가 사랑받을 수 있을까?
8년을 연애하고 결혼을 하게 된 형은 이런 말을 했었다. "여자친구 만나는 날은 아직도 설레" 그리고 결혼하고 아이 둘을 낳은 또다른 선배 형과 누나는 개별적으로 나에게 똑같은 말을 했다. "결혼하고 나니깐 결혼 잘했다 싶어. 듬직하고, 정말 좋은 사람이야"
'불륜을 왜 할까?'라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결혼의 결정이 제대로 됐다면 불륜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시간이 많이 흘러 사랑하는 사람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 할 때도 설레는 사이로 남고 싶다.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서로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청년이 아닌 중년과 노년의 사랑도 충분히 아름답고 충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선생 하우스 : http://kangsunseng.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