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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룸 Sep 16. 2019

걷기와 생각

순간의 사진 순간의 기록 #1

걷는다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특성이다. 오랜 진화의 과정을 거쳐 형성된 고귀한 선물이다. 

진화론적으로 보아 두 발로 걷기는 '생각의 탄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무언가 풀리지 않을 때, 마음을 비우고 걷다 보면 뜻밖의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꽤 있다. 

또한 자주 걷다 보면 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것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걷기는 자연히 신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잘 걷지 않게 되었다. 건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걷는 경우가 많아졌다. 

목적의식을 지닌 걷기가 많아졌다. 

평소에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다가, 운동시간을 정해두고 걷는다. 

여행을 가서도 이러한 습성은 이어진다. 먼 거리가 아닌데도 목적지에서 목적지를 차로 이동한다. 

심지어 어떤 경우엔 차 안에서 밖을 바라보곤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이러한 여행은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 같다. 

조금 불편할지라도, 불편함을 감내하면서,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을 정도가 되어 자주 걷게 될 때 

자연에 대한 관심은 커질 것이고, 자연의 참모습을 발견하고 교감하게 될 것이다.


2009년 11월 부안 내소사 전나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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