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의 순례
천국의 길.
황금빛 광장은 여전히 그의 이름으로 뒤흔들리고 있었다.
“위대하다! 찬란하다! 우리의 영원은 그대의 이름 안에 있다!”
그의 발걸음마다 꽃이 피고, 별들이 떨어져 왕관이 되었으며, 수많은 존재들이 환호했다.
그는 자신이 이 영광을 위해 태어났다고 믿었다.
그의 이름은 하늘에 새겨지고, 노래 속에 울려 퍼졌다.
그러나 그 순간, 귓가에 낯선 메아리가 섞여 들어왔다.
황금빛 합창의 심연을 뚫고, 칠흑의 음성이 울렸다.
“너의 이름은 지워졌다”
“너는 이제 아무것도 아니다”
그는 몸을 떨며 고개를 들었다.
찬양의 물결 속에서,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그림자가 어둠 속에서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빛나는 왕관을 쓴 자신과, 이름조차 잃고 공허에 삼켜진 자신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었다.
지옥의 길.
끝없는 허무 속에서 그는 사신의 손에 짓눌린 채 무릎 꿇고 있었다.
모든 목소리가 그를 배신자라 불렀고, 그의 이름은 갈가리 찢겨 어둠 속에 흩어졌다.
그는 존재의 마지막 불씨마저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허무의 메아리 속에 또 다른 울림이 스며들었다.
황금빛 환호, 영광의 노래, 수많은 존재들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였다.
그는 고개를 들었고, 허무 속에서 빛나는 또 하나의 ‘자신’을 보았다.
빛 속의 그는 왕관을 쓰고, 수많은 이들의 숭배를 받으며 서 있었다.
어둠 속의 그는 이름을 잃고, 사신의 손에 끌려 사라지고 있었다.
그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빛의 정점과 어둠의 끝.
영광과 허무.
천국의 환호와 지옥의 침묵.
그리고 처음으로, 두 영혼은 동시에 속삭였다.
“너는 영광을 좇고 있구나”
“너는 허무에 삼켜지고 있구나”
그 순간, 둘은 깨달았다.
자신이 둘로 갈라져 있다는 것을.
천국에 선 자신과, 지옥에 무릎 꿇은 자신이 서로를 비추는 거울의 존재라는 것을.
하늘과 지옥, 빛과 어둠.
그 모든 길은 결국 하나의 영혼에서 갈라진 두 갈래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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