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나는 무엇을 몰랐을까
13장. 그럼에도 아직은
아이는 아침에 눈을 떴다. 방 안은 어제와 똑같았다. 천장에는 작은 얼룩이 있었고,
책상 위에는 연필 자국이 남아 있었고, 창문 틈으로는 차가운 공기가 얇게 스며들었다.
달라진 것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아이는 잠깐 멈췄다.
어제 밤 꿈에서 품에 안았던 따뜻함이 아직 손바닥에 남아 있는 것 같았지만,
손을 펼쳐보면 아무것도 없었다. 아이는 그 사실이 이상하게도 슬프지 않았다. 그냥 그런 느낌이 들 뿐이었다.
부엌 쪽에서 소리가 났다. 물이 끓는 소리. 그 소리는 늘 그랬듯이 일상적이었다. 아이는 이불을 걷고 바닥에 발을 디뎠다. 발바닥이 차가웠다. 잠시 그 차가움을 느끼고,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제처럼 깊은 생각이 밀려오지 않았다. 대신 아주 단순한 것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책가방이 문 옆에 세워져 있는 것.
운동화가 비스듬히 벗겨져 있는 것. 그리고 어제 적어둔 종이가 책상 위에 그대로 놓여 있는 것.
아이는 종이를 들지 않았다. 들면 또 무엇인가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잘 써야 할 것 같고,
맞게 이해해야 할 것 같고, 어른들이 말한 것과 비교해야 할 것 같았다. 아이는 그게 싫었다.
그래서 종이는 그냥 두었다. 하지만 종이가 있다는 사실은 잊지 않았다. 방 안에 있는 작은 물건처럼,
아주 조용히, 존재하고 있었다.
배가 고팠다. 배고픔은 어제의 사건과 상관없이 왔다. 아이는 그 사실이 조금 놀라웠다.
배고픔은 죄책감과 같이 오는 줄 알았다. 배고프면 생각이 나고, 생각이 나면 부끄러워지고,
부끄러우면 숨고 싶어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의 배고픔은 그냥 배고픔이었다.
아이는 손을 배에 얹었다. 괜찮다고 말하지도 않았고, 괜찮지 않다고 말하지도 않았다. 그냥 있었다.
부엌에서 누군가가 컵을 내려놓는 소리가 났다. 아이는 그 소리에 몸이 아주 약하게 긴장되는 것을 느꼈다.
어제의 말들이 다시 떠오를 것 같았다. “다시는 그러지 마.” “너는 왜 그랬어.”
“창피한 줄 알아.” 그 말들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분명히, 오늘도 어디선가 다시 올 것이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어쩌면 길을 걷다가도. 아이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이는 그걸 막을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는 침대 옆에서 잠깐 멈춰 섰다. 자신의 가슴 한가운데에 아주 작은 공간이 생긴 것을 느꼈다.
누군가의 말이 들어오기 전에, 아이가 잠깐 숨을 들이마실 수 있는 공간. 그 공간이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제는 없던 것이었다. 아이는 그걸 확인하듯, 아주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그냥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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