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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 Mar 12. 2017

빵 만들어 먹었다

내가 몇 가지 정말 좋아하는, 매일 똑같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이 있다. 빵 하고 커피, 사과다. 아직 1주일 이상 실험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매일 먹어도 좋다.


이렇게 좋아하는 정도에 비해서는 그다지 조예가 깊지는 않다.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는 이 대상들은 내가 시간을 들여 연구하고 공부할 때보다 먹을 때 더욱 기쁨을 주기 때문이다. 그게 몇 배인지는 이야기하기 힘들다. 너무나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먹는 일은 좋다. 그냥 좋아.



먹는 것에 대한 연구나 공부는 잘 모르겠고 간혹 이렇게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하는데 이럴 땐 먹는 게 막 좋지 않다. 내가 만든 걸 내가 먹는 일엔 이상하게도 그다지 흥미가 안 생긴다. 맛이 잘 나왔을 때에 한정하긴 하지만, 다른 사람이 기쁘게 먹어주는 게 몇 배로 더 좋다. 내가 유일하게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는 순간이다.




포카치아와 블루베리 통밀 브레드를 만들어 먹었다. 내가 만든걸 다른 사람이 먹고 맛있다고 한마디 해주면 그게 그렇게도 뿌듯할 수가 없다. 생각보다 매일을 살면서 뿌듯한 순간은 별로 찾아오지 않는다. '뿌듯'이라는 기분이 남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주고-그것의 가치 증명과 감사 표시의 선순환에서 올 텐데, 일상에서는 별로 이런 순간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가족이 맛있게 먹어줘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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