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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Oct 23. 2023

<트렌드 코리아 2024>를 읽고

브랜드 컨설팅을 하면서부터 <트렌드 코리아>는 나에게 읽어야만 하는 책이 되었다.


트렌드 예측을 가장 잘해서?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트렌드 도서이기 때문이다.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해당하는 책이 바로 <트렌드 코리아>다. 영향력으로 미래를 만들어 버린다. 이것이 여타의 트렌드 도서와의 차이다. 결과적으로 예측을 가장 잘하는 책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올해도 출간되자마자 빠르게 읽었다. 이 책으로 모임도 진행할 예정이다.(책을 읽지 않고 와도 되는 모임이다. 모임장이 고생한 만큼 참여자가 편해지는 그러한 모임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 부탁드린다.


https://agreablebook.com/shop_view/?idx=669


<트렌드 코리아 2024>의 키워드는 청룡의 해를 반영한 DRAGON EYES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 3가지만 발췌하고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간략하게 덧붙여볼까 한다.


1. 호모 프롬프트


그림/소설/코딩/PPT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생성형 AI(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가 등장한 이후 우리는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 가사를 짓고 작곡을 하는 챗GPT의 등장은 "이제 내가 인공지능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하는 실존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시장과 사회의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할까?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가 어쩔 수 없는 필연이라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는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러한 질문에 대답해보고자 한다. 프롬프트란 인공지능과 소통하는 채널이자 방식, 그리고 AI와 말을 주고받는 연속저인 질문과 대답의 과정을 지칭하는데, 생성형 AI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성을 포괄한다. 호모 프롬프트는 자신만이 보유한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더욱 고양시키는 방향으로 각종 AI와의 '티키타카'를 통해 인공지능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 김난도 외 10인, <트렌드 코리아 2024>, 미래의창, 2023. 중 


나는 몇 년 전부터 '글의 시대'는 다시 온다고 굳게 믿고 있다. 독서 인구도 줄어들고 문해력도 떨어지고 있는 시대에 터무니없는 주장처럼 들릴 수 있다. 세상은 생각의 구현이고, 생각을 가장 오해 없이 다수에게 전할 수 있는 도구가 '글'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그리 터무니없는 주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점점 더 많은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해지는 세상인 점을 감안한다면 일견 설득력도 있지 않을까?


트렌드 코리아에서도 다룬 '호모 프롬프트'도 비슷한 맥락이라 생각한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과 AI와의 협업이 더더욱 중요해지고, 이때 '글'이라는 수단의 중요성 또한 비례해서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생각'은 결국 '말'과 '글'로 전달되지 않던가? (마음으로도 전달이 가능하지만 근시일 내에 AI와 마음으로 협업을 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2. 도파밍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놀이하는 인간)'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인간은 재미를 좇는 존재다. 놀고자 하는 욕망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요즘 사람들의 재미 추구는 과거 어느 때에도 보지 못했던 특별함이 있다.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경험할 때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모으려는 요즘 사람들의 행동을 '도파밍'이라는 말로 해석해보고자 한다. 도파밍은 도파민(dopamine)과 파밍(farming)을 결합한 말이다. 파밍이란 게임 용어로써 플레이어가 게임 캐릭터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농작물을 수확하듯 아이템을 모으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도파밍은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는 도파민이 분출되는 행동이라면 뭐든 시도하고 모아보려는 노력을 의미한다.

- 김난도 외 10인, <트렌드 코리아 2024>, 미래의창, 2023. 중


자기 계발 콘텐츠의 홍수 속에 살다 보니 확실히 '도파민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빛이 밝아질수록 그림자도 짙어지지 않던가? 도파민의 시대는 반대로 세로토닌의 시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성취에서 얻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만큼이나, 안정감에서 오는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도파민 추구를 하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도파민에 지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결국 세로토닌적 즐거움을 찾게 된다. 조금만 살펴봐도 이전과는 다르게 명상, 요가 등의 활동을 하는 사람이 늘어났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도파밍은 결국 세로파밍을 이끌어낸다고 생각한다.


3. 디토 소비


과잉의 시대다. 상품/정보 제공/구매 채널이 모두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수많은 선택지에 직면하게 된 소비자들은 새로운 소비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정보 탐색, 대안 평가 등 제대로 된 구매 의사결정 과정을 모두 생략한 채 그냥 "나도(ditto)"하고 특정 사람/콘텐츠/커머스를 추종해 구매하는 것이다. 이처럼 특정 대리체(proxy)가 제안하는 선택을 추종하는 소비를 '디토소비'라고 명명한다.

- 김난도 외 10인, <트렌드 코리아 2024>, 미래의창, 2023. 중


수천 년도 전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의 3요소로 에토스(ethos), 파토스(pathos), 로고스(logos)를 말했다. 여기서 에토스를 거칠게 표현하면 '사람'으로 설득하는 것이다. 앤디워홀의 명언으로 잘못 알려진 "유명해져라. 그러면 똥을 싸도 박수를 받는다"가 이를 잘 설명한다. 디토소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만들어진 무언가(made) 그 자체를 보기보다는, 만든 주체(maker)를 더 살피는 것이다. 이렇게 판단하는 것이 힘도 덜 들고 편안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물건에 애정이 깃들기보다는 사람에 애정이 생긴다. 무형의 물질도 애정이 깃들면 사람처럼 대하지 않던가? 결국 디토 소비는 인간의 본성을 다시금 조명하는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는 생각해 볼 만한 화두와 흐름이 담겨 있다. 서두에서 말한 대로 미래를 통찰하는 혜안보다는 미래를 창조하는 영향력이 가득한 책이다. 결과적으로 통찰력 있는 책이 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더 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모임에서 만나 뵙기를 바라며 이만 용의 눈에 점을 찍고자 한다!



https://agreablebook.com/shop_view/?idx=669



사진: Unsplashv2o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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