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는 것? 안 하는 것?

by 캡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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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음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과

홍대에서 치맥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둘이 크게 공감했던 점이 있다.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의 상당수는

실제로는 못하는 것이라는 점.


대부분의 분야가 그렇다.

대중이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서

작품성 때문에 저렇게 얕게는 안 한다는 태도다.


나 또한 여러 분야에서 비슷한 감정과 생각을 가졌었다.

지나고 보니 여우의 신포도일 뿐이었다.


안 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는

해보고 나서 말해도 늦지 않다.


- 오늘의 추가 반성문


[사족]


어렸을 때 소박한 꿈 중 하나가 홍대 뮤지션과 홍대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었다. 몇 달 전에 그것을 이루었다. 그것도 여러 번.


뮤지션과 함께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수시로 미팅을 했다. 캠페인을 진행하기 전은 물론이고 진행 중에도 그리고 마무리하고 나서도 회식이라는 명목아래 만나고 또 만났다. 어렸을 때의 소망을 연달아서 이룰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었다(조금 과장하면 나도 홍대 뮤지션이 된 듯했다).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같이 하는 일 말고도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주제는 '안 하는 것이냐 아니면 못하는 것이냐'였다. 모든 분야가 그러하겠지만 예술 분야에서도 대중성이 뛰어난 아티스트를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다. "쟤는 음악은 잘 못하는데 마케팅을 잘해서 뜬 거지!" "쟤는 음악이 얕어. 나도 마음만 먹으면 저 정도는 하는데 안 하는 것일 뿐이지" 이런 식의 이야기가 뒤에서 오가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의견이 궁금했다. 특히나 20년 넘게 음악을 하고 있는 뮤지션의 생각이 어떠한지 알고 싶었다.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것은 시기와 질투라고. 본인도 그랬었다고. 그러다 보니 발전은 없고 '나'라는 틀에만 갇혀 살게 되었다고. 너무나 후회된다고 말했다. 그녀의 말을 듣는 내내 공감했다. 물론 순수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흘려들어도 좋다. 대중이 좋아하든 말든 내가 믿고 좋아하는 것을 하면 되니까 말이다. 다만 대중예술은 다르다. 말 그대로 '대중'예술 아니던가? 대중을 고려하지 않으면서 대중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불평불만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을 했다.


대중성이라는 것은 그리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막상 해보라고 하면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본인은 안 하는 것이라고 못 박아서 말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못 하는 것이라는 현실에 못이 박히게 된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모든 분야에서.


TV에 나와 모든 것을 아는 척하는 같은 업계사람을 보면 나 또한 기분이 좋지 않다. 가끔은 분노가 치밀기도 한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내가 TV에 나와서 알릴 자신이 없으면, 그럴 용기가 없으면, 아니 그럴 능력이 안되면 남을 욕하기보다 나를 꾸짖는 게 맞는 것임을.


이렇게 오늘도 반성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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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Rui Matayo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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