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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May 10. 2024

충주시 홍보맨의 비법은 000?


뻔한 말이 뻔한 말인 이유는 오랜 시간을 지나오면서도 크게 부정되지 않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즉 뻔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폐기 처분되지 않았기에 뻔한 말이라고 모두에게 인식되는 것이다. '지름길'을 찾아 헤매다가도 결국 '바른 길'을 찾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듯 하다. 진리는 뻔한 말속에 숨어 있으니 말이다. 마케팅에서의 뻔한 말은 무엇일까? 바로 '차별화'다.


마케팅/브랜딩 고전을 읽어도, 1,000억 원 이상의 회사를 만든 경영자를 만나도 한결같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차별화가 핵심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차별화는 '생산자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 중심'의 용어라는 말이다. 다른 것이 아니라 달라 보이는 것. 다르게 느껴지는 것. 이것이 차별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현재 대한민국 공무원 중에서 그 누구보다 잘하고 있는 사람이 충주시 홍보맨이 아닐까? 


충주시 홍보맨은 유튜브 이전에도 유명했다. 페이스북에서 초등학생이 낙서한듯한 관공서 포스터로 화제를 일으켰다. 모든 관공서가 깔끔하고 단정한 포스터를 선보일 때 충주시 홍보맨만이 허접하고 투박한 포스터를 선보였다. 차별화였다. 그리고 이 차별화는 업의 본질에 대한 질문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막연하게 '포스터의 디자인은 단정하고 예뻐야지'라고 생각하며 일할 때 그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Q. 포스터는 왜 만드는 거지?

A.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Q.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예뻐야 하나?

A. 예뻐서 주목할 수도 있지만, 다른 포스터와 비슷비슷하면 잘 알려지지 않을 수도 있지.


Q. 비슷비슷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A. 다른 포스터들과 달라야지.


Q. 다른 포스터들과 다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A. 다들 단정하고 예쁘니, 단정하지 않고 예쁘지 않게 만들면 되겠다.


그의 책 <홍보의 신>에 나온 내용을 통해 이러한 생각을 유추할 수 있었다. 


    모두가 홍보 영상에 실패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씁쓸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안도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무조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으니까요. 만약에 모두가 다 잘하고 있다면 오히려 부담이 컸겠죠. 그런데 모두가 실패했다면 어떨까요? 나는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바로 여기서 성공 방법을 깨달았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저 사례들처럼만 하지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저 사례들과 정반대로만 운영하면 성공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째, 대부분의 기관은 많은 예산을 사용합니다. 보통 용역 업체를 이용하거나 전문가를 채용하죠. 그러면 저는 반대로 저예산으로, 평범한 공무원인 제가 직접 운영하는 것입니다.

둘째, 대부분의 기관들은 정책 전달이나 정보 전달에 치중합니다. 그러면 저는 반대로 정보 전달을 안 하면 되겠죠? 정보 전달은 줄이고 재미있게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셋째, 대부분의 기관들은 체면치레만 했습니다. 유튜브가 대세라니까 채널을 만들고 하는 척만 한 거죠. 그저 흉내만 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저는 반대로 조회 수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 김선태, <홍보의 신>, 21세기북스, 2024. 


차별화를 본능적으로 알고 실천하는 충주시 홍보맨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그는 단순히 아는 사람이 아니라 아는 바를 실천하는 사람이니 말이다. <나, 브랜드> 모임에서도 멤버분들과 많은 영감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P.S. 브랜딩/마케팅에 대해 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아래 모임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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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충주시 홍보맨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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