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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May 02. 2022

문법은 공부가 아닌 읽기로!

읽기(Reading)

1시 35분을 왜 '일시 삼십오분'이나 '하나시 셋다섯분'이라고 말하지 않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



아마도 대부분의 한국인은 위 질문에 문법적으로 정확한 답변을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문법을 지켜서 한국어를 구사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우리는 한국어 문법을 공부하고 암기하기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체득했기 때문이다. 바로 올바른 문법의 단어와 문장을 지속적으로 접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영어는 이와 전혀 다르게 공부하고 있다. 예전 우리나라 영어 공부는 사실상 영어 '문법' 공부에 가까웠다. 지금은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그 흔적은 짙게 남아있다. 


사진 출처: 알라딘


문법 공부가 주(main)가 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영어에 대한 흥미를 ASAP(As Soon As Possible: 최대한 빠르게)하게 잃고 더 나아가 두려움까지 생기게 된 것이다. 문법에 집착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말하기'와 '쓰기'에 있어서 두려움이 커지게 된다. "내가 정확한 문법으로 말하지(쓰지) 못하면 주위 사람들이 날 비웃지 않을까?"같은 두려움에 언어 능력 향상에 필수적인 다량의 실수조차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한국어의 문법을 습득한 것처럼 영어도 문법 공부가 아닌 읽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정확한 문법을 체득해야 한다. 즉 다량의 읽기를 통해 문법적으로 옳은 문장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다. 원어민에게 문법에 대해 질문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답이 "그건 원래 그런 거야"인 이유는 그들 대부분이 따로 문법 공부를 하기보다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문법을 익혔기 때문이다.


정규과정에서 라틴어 수업을 듣지 못했음에도 수준급의 라틴어를 자랑했던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문법? 그건 신경 안 써도 돼. 계속하다 보면 저절로 알게 돼지." (홍명희의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중)


그렇다면 영어 읽기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1. 자극적인 책으로 시작하자


연상 기억법이라는 것이 있다. 특정한 개념을 암기하기 위해서 그것을 나에게 익숙한 무언가와 연결 지어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연예인 GD의 생일이 1988년인 것을 평생 잊지 않으려면 GD와 88 서울 올림픽의 마스코트인 호돌이를 연계해보는 것이다. 그를 생각할 때 88 서울 올림픽 경기장에서 호돌이와 함께 뛰어노는 GD의 이미지를 연상하는 것이다.


연상 기억법은 일반적으로 성(Sex)이나 폭력(Violence)과 연관 지어 생각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왜냐하면 성과 폭력은 자극적인 소재이고, 소재가 자극적일수록 뇌에도 더 강한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 읽기를 할 때도 사람들이 추천한다고 무작정 고상하고 재미없는 작품을 읽기보다는 나에게 가장 큰 자극이 되는 유형의 책을 읽는 것이 좋다. 책에 나오는 단어나 문장이 더 오래 기억이 날뿐더러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읽게 될 테니 말이다.


2. 모르는 단어는 무시하고 그냥 읽자


영어 읽기와 관련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어떻게 하나요?"이다. 이에 대한 나의 답변은 "일단 무시하고 읽어라"이다.


더 정확하게는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그 단어를 노트에 그냥 적고 뜻은 바로 찾지 말고 계속 읽어라"이다. 이렇게 적은 단어들은 30 ~ 40분가량 읽고 나서 잠시 쉴 때 뜻을 한 번 찾아보고 다시 다음 페이지부터 읽 시작하는 것이다. 다시 쉬는 시간이 되었을 때 기존에 뜻을 찾아보았던 영어 단어의 뜻이 기억나면 그 단어를 지우고 뜻이 여전히 기억이 나지 않으면 새로 적은 모르는 단어들과 함께 뜻을 다시 찾아본다.


이렇게 간격을 두고 모르는 단어의 뜻을 상기시키는 것은 일종의 SRS(Spaced Repetition System: 간격 반복 시스템) 공부법이다. 쉽게 말해 시간적 공백을 두고 뜻을 회상하는 공부법으로 단어 암기에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https://brunch.co.kr/@kap/68



3. 다회독


모든 독서는 다독보다 다회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어로 된 책도 한 번만 읽으면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심지어 영어로 된 책은 오죽하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다회독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잘 읽히고 마음에 드는 책이 있다면 다회독을 해라. 나는 특정 책의 경우 50여 번 반복해서 읽어서 책 내용을 한동안 다 기억한 적도 있었고 이것이 나의 영어 읽기 및 문법 향상에 매우 큰 도움을 주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영어 읽기영어의 문법을 제대로 익히는 단계다. 구어(말하기와 듣기)에서 미처 챙기지 못한 영어의 체계를 단단하게 다지는 단계이기도 하다. 영어 읽기만 제대로 한다면 문법 공부를 따로 시간 내서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읽기 공부를 통해 문법 공부를 별로 하지 않고 토익 RC 파트에서 문법 관련 문제를 전혀 틀리지 않을 수 있었다.


문법 공부가 정말 필요한 경우는 "특정한 문장을 왜 그렇게 써야 하는지?"와 같이 스스로 궁금증이 생길 때이다. 이때는 궁금증을 해결하는 차원에서라도 문법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영어를 학문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면 문법공부는 필수일 것이다.


이제 대망의 마지막 단계인 쓰기로 넘어가 보자.



Photo by Thought Catalog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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