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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Sep 16. 2024

광고 없이 30초 만에 티켓 완판! 그 비밀은?


“인디 아티스트가 공연 기획사의 연락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공연을 기획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셀프프로듀서의 이선율 대표님이 준비 중인 공연의 마케팅 및 브랜딩 디렉팅을 요청해 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자본도, 인력도 턱없이 부족했다. 정확히 말하면, 겨우 공연장을 빌릴 수 있을 정도의 예산과, 이선율 대표님을 제외한 직원 한 명이 전부였다. 게다가 공연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는 모두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디 아티스트였다. 여러모로 성공적인 공연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돕겠다고 했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반드시 해내야 할 것 같았다. <작은 기업을 위한 브랜딩 법칙 ZERO>에서 강조한 ZERO 전략을 제대로 적용해 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디 공연으로는 다소 비싼 59,000원의 ‘베스트 프렌즈 티켓’이 30초 만에 완판 되었다. 그것도 광고 없이!


오후 8시에 베스트 프렌지 티켓 오픈하여 30초 만에 매진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540618



이선율 대표님, 사운드웨이브 소셜 페스티벌 크루분들과 함께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 냈고, 지금도 성공적인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적용한 ZERO 전략을 바탕으로 자세히 설명해보려 한다.



1.Z (Zigzag: 극단적 차별화)


극단적 차별화란 말 그대로 남들과 다르게 하는 것이다. 브랜딩 전문가 마티 뉴마이어가 말했듯 남들이 이리로 갈 때(zig), 저리로 가는 것(zag)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다르게 하기보다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번 공연 기획도 이 차별화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어떻게 기존의 뮤직 페스티벌과 다르게 할 수 있을까?” “기존 페스티벌이 채우지 못한 관객의 니즈는 무엇일까?”


고민 끝에 얻은 답은 “공연 전부터 시작하는 최초의 뮤직 페스티벌”이었다. 기존 공연은 공연 당일에만 집중되어 끝이 난다. 아티스트와 길게 소통하고 싶은 팬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사운드웨이브 소셜 페스티벌은 다르다. 한 달 전부터 아티스트와 팬이 단톡방 ‘사소챗’에서 소통하며 공연을 함께 기획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채팅방에서는 아티스트와 팬이 아니라, 모두가 친구라는 콘셉트로 익명의 아이디로 대화를 나누게 된다. 사소챗에 참여할 수 있는 한정판 티켓에 ‘베스트 프렌즈 티켓’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헤드라이너와 공연에서 연주될 곡의 목록인 셋리스트도 사소챗에서 함께 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결과, 사소챗에서는 첫날부터 1,000 여개의 채팅이 오갈 정도로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티스트와 팬이 친구처럼 활발하게 소통하는 '사소챗'


2.E (Engage: 고객 참여)


좋은 아이디어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부족한 인원으로는 제대로 된 실행과 운영이 어려웠기에 고객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사운드웨이브 소셜 페스티벌의 SNS 계정을 운영할 자원봉사자 ‘웨이브 버디’를 모집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지원을 했고 최종적으로 ‘찐’ 공연 팬 두 명이 선정되었다. 이분들의 도움으로 우리가 놓쳤던 고객의 니즈를 더 깊이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페스티벌 기획 전 과정을 그대로 녹음, 녹화해 콘텐츠로 만들어, 사운드웨이브 소셜 페스티벌 SNS를 팔로우하는 고객이 기획 과정에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사운드웨이브 소셜 페스티벌을 더 풍성하게 만들고 있는 웨이브 버디
기획 미팅의 과정을 그대로 녹음하여 콘텐츠화


3.R (Repeat: 반복)


참여 아티스트의 개성이 제각각이라 페스티벌의 정체성을 빠르게 정립해야 했다. 우리는 반복을 통해 이를 해결했다. 공식 포스터와 동일한 배경으로 공지를 반복해 올리고, 영상 썸네일 역시 동일한 위치에 밴드의 로고를 넣고 폰트도 통일하여 사운드웨이브 소셜 페스티벌만의 색채를 만들었다. 페스티벌의 슬로건인 "공연 전부터 시작하는 최초의 뮤직 페스티벌"도 끊임없이 반복하여 페스티벌의 차별적 정체성을 각인시켰다.

밴드 로고는 정중앙, 동일 폰트를 반복하여 사운드웨이브 소셜 페스티벌만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4.O (Optimize: 최적화)


최적화는 ‘목표 달성을 위한 최적의 비용을 찾고 사용하는 것’이다. 돈이 부족했기에 ‘시간’이라는 자원을 최적화했다. 콘텐츠를 따로 만들 시간이 없었기에 기획 과정을 그대로 콘텐츠로 활용했고, '릴스 챌린지'를 통해 아티스트들이 기존에 보유한 공연 영상을 활용하여 포스팅할 수 있도록 유도해 한 달도 안 되어 공식 계정에 70여 개의 콘텐츠를 쌓을 수 있었다.



작은 기업은 돈도, 시간도, 인력도 부족하다. 그러나 마케팅과 브랜딩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마케팅과 브랜딩은 판매를 촉진시키고, 때로는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자원이 부족한 작은 브랜드 대표님들께 ZERO 전략을 활용해 보시기를 권한다.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특별한 페스티벌에 함께할 수 있도록, 일반 티켓도 판매 중입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https://ticket.melon.com/performance/index.htm?prodId=21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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