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하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 지 약 4개월이 되어 간다. 그런데 아직도 회사 홈페이지는 물론, 명함조차 만들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들의 요청을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이 두 가지 업무가 우선순위에서 늘 밀렸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홈페이지와 명함이 꼭 필요할까? 영업을 하지 않아도 일이 들어오는데, 굳이 이 두 가지가 필수적일까? 물론 언젠가는 만들겠지만, 현재로선 내가 다가가기보다는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오도록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이 방식이, 3년 전 읽었던 《딥 워크》에서 언급된 Become Hard to Reach(접근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어라)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책에서 강조하는 이 전략은 크게 세 가지 원칙으로 정리할 수 있다.
1) 나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하게 하라
(Make people who send you e-mail do more work)
→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이 구체적인 목적, 업무 범위, 타임라인 등을 정리한 후 연락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미팅과 소통을 최소화할 수 있다.
2) 답장을 할 때 더 많은 일을 하라
(Do more work when you send reply to e-mails)
→ 한 번의 답장으로 모든 논의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와 결정을 구체적으로 답장에 담아 의사소통 횟수를 줄인다.
3) 응답하지 마라
(Don't respond)
→ 명확한 목적이 없는 이메일이나 불필요한 네트워킹 요청에는 응답하지 않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집중력을 보호하고 중요한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결국, 이 모든 전략은 한정된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책에서는 이를 ‘딥 워크(Deep Work)’라고 정의하며, 새로운 시대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핵심 능력을 제시한다.
1) 어려운 일을 빠르게 익히는 능력 (The ability to quickly master hard things)
2) 높은 수준의 생산성을 발휘하는 능력 (The ability to produce at an elite level in terms of both quality and speed)
이 책이 출간될 당시에는 챗GPT와 같은 대중적인 인공지능 기술이 없었지만, 칼 뉴포트는 마치 이러한 시대를 예견한 듯 이 두 가지 능력을 강조했다. 오늘날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높은 생산성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단순 반복 작업(Shallow Work)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복잡하고 창의적인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일 것이다. 이제는 인공지능과 함께 딥 워크를 실천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이 책에서 말하는 ‘딥 워크’는 각자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 질문을 중심으로 대화를 나눈다면, 더욱 깊이 있는 독서 토론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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