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브랜딩에 대해 어떤 이는 새로운 시대의 자기계발로 추앙하고, 또 어떤 이는 과장된 자기 홍보로 여기며 날카롭게 비판한다. 다시 말해 퍼스널 브랜딩의 본래 뜻과는 다른 허수아비를 세워 놓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허수아비 오류(Straw Man Fallacy)를 범하는 경우가 있다.
무엇이든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면 올바르게 행동할 수 없고, 올바르게 행동하지 못하면 올바르지 않은 결과가 나오게 된다. 퍼스널 브랜딩을 하기에 앞서 이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용어는 언제부터 쓰였을까?
‘퍼스널 브랜딩’은 1997년 경영 전문가 톰 피터스(Tom Peters)가《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에 기고한 <당신이라는 브랜드(The Brand Called You)>라는 글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개인의 평판과 이미지를 관리하는 행위는 인간이 부족을 이루며 살았을 때도 존재했겠지만 이를 다수가 사용하는 구체적인 언어로 만들어진 것은 30년도 채 되지 않았다.
기고문에서 말하는 ‘퍼스널 브랜딩’은 무슨 뜻이었을까? 간단히 말해 ‘회사가 나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시대는 끝이 났고, 나 스스로가 브랜드 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라는 브랜드의 가치’는 친구, 동료, 고객들로 구성된 네트워크가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하는지로 결정된다. 퍼스널 브랜드란,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갖는 감정과 인식의 총합이다. 퍼스널 브랜딩은 그것을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형성하는 일이다.
가축에게 소유권을 표시하기 위해 낙인을 찍는 데서 출발한 브랜딩과는 달리, 인간의 이름은 법적 소유를 뜻하지는 않지만 서로를 구별하는 표식으로서 존재한다. 철학관에서 짓든, 부모님이 지어 주든, 모든 이름에는 특정한 의미와 의도가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의미를 아는 사람은 이름을 지은 사람과 이름의 소유자 그리고 가족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 나 역시 ‘날랠 용勇’과 ‘주석 석錫’이라는 한자를 쓰지만,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나와 가족뿐이다. 심지어 나조차도 내 이름이 가진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
이름은 대부분 그 본래 뜻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무엇보다 동일한 이름을 가진 사람도 많다. 즉 이름이 본래 역할인 ‘구별’의 기능을 온전히 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대개 외모, 성격, 하는 일 등에 따라 사회적 의미가 더해지며 이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 한 회사의 ‘이유진’이라는 사람이 성실한 태도로 일하면 그 이름이 ‘성실함’ 과 연결될 수 있고, 직장인 러닝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박지훈’이라는 사람이 노래를 잘 부르면 ‘동네 가수’라는 별명이 붙을 수도 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우리는 이미 어떤 방식으로든 퍼스널 브랜딩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퍼스널 브랜딩은 단순한 별명이나,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타인의 인식에 의해 형성되는 과정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퍼스널 브랜딩은 보다 의도적이고 전략적인 과정이다. 내 이름이 어떤 의미를 가질지 내가 직접 결정하고, 이를 세상에 각인시키는 과정이다.
나는 이전 책에서 마케팅을 ‘진심을 번역하는 일’, 브랜딩을 ‘사랑받는 메신저를 만드는 일’이라 정의한 바 있다. 이번 책에서는 퍼스널 브랜딩을 이렇게 정의하고자 한다.
“퍼스널 브랜딩이란 고유명사를 보통명사로 만드는 일이다.”
시인 김춘수가 <꽃>에서 말했듯,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 주는 일은 그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퍼스널 브랜딩은 그 이름에 가치를 더하고, 반복해서 각인시키는 과정이다. ‘스티브 잡스’라는 고유명사는 이제 ‘혁신’이라는 보통명사로 통용된다. 이런 현상의 궁극적인 예는 종교에서 찾을 수 있다. 기독교의 예수는 본래 개인의 이름(고유명사)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리스도’(기름 부음을 받은 자, 헬라어 Christos)라는 보통명사와 동일시되었다. 불교도 마찬가지다. 고타마 싯다르타라는 개인의 이름은 점차 ‘부처’(깨달은 자, 산스크리트어 Buddha)라는 보통명사로 바뀌었다. 이처럼 어떤 개인의 이름이 특정 개념이나 가치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 것이 퍼스널 브랜딩의 궁극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내 이름이 대변할 수 있는 대표 키워드를 정하고, 그 것을 사람들의 인식과 감정 속에서 강하게 연결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바로 이 책에서 소개하는 프레임워크, 즉 NAME이다.
<회사 밖 나를 위한 브랜딩 법칙 NAME>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7556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