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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Oct 09. 2022

속력이 아닌 속도다

속도(Velocity)


많은 사람이 속력과 속도를 혼용해서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이 둘은 아주 큰 차이가 있다. 바로 '운동 방향'의 유무다. 아주 간단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속도(Velocity) = 속력(Speed) + 방향(Direction)
사진 출처: telgurus.co.uk

 


방향 유무에 따라 '속도'와 '속력'을 구분하는 것처럼 '효과'와 '효율'의 관계도 비슷하다. 이와 관련하여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의 말을 참고해볼 수 있다.


애초에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만큼 쓸데없는 짓이 없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겠다. 가장 적은 양의 쓰레기로 가장 크게 환경을 오염시킨다면 그것은 상당히 효율적인 일이다. 최소의 인풋으로 최대의 아웃풋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즉 내가 한 일이 어떠한 효과를 불러일으킬지 고려하지 않고 그저 효율적으로만 일한다면 그것은 안 하느니만 못한(혹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돼버린다. 효과를 생각하지 않은 효율은 방향을 잃고 낭떠러지를 향해 300km/h로 달리는 슈퍼카와 비슷한 것이다.


지금보다 복잡성이 적었던 과거에는 효율적으로만 일해도 충분했다. 대부분의 경우 단순 명료한 방향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마치 학생에게 그 명칭대로 '배운다'는 명확한 방향성이 이미 주어졌기에 효율적으로 배우기만 하면 되듯이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명확한 방향성이 주어진 대부분의 일은 기계 혹은 컴퓨터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효율만을 따진다면 인간이 AI를 중심으로 하는 기술을 이기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AI가 대체하기 힘든  몇 안 되는 일은 방향을 설정하는 일이다. 속도에 있어서 '속력은 기술의 몫'이라면 '방향 설정은 인간의 몫'인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래서 어디로 나아가고 어디로 나아가면 안 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이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문학과 철학을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속력에 매몰된 사회는 그 어느 곳보다 빠르게 낭떠러지로 향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집중해야 할 것은 속력이 아닌 방향이다. 다른 말로 효율이 아닌 효과다.


나의 방향과 사회의 방향을 같이 고민해보자. 그 고민의 끝에  대체 불가의 인간이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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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Mathew Schwartz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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