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플랫폼의 성공 방정식

G = (P X L) + (R+C)

by 캡선생

오늘은 모임 플랫폼을 운영하는 분들을 위해 글을 써보고자 한다.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모임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


여러 번 이야기를 했지만 나는 다양한 종류의 모임 플랫폼에서 모임장으로 때로는 참여자로서 활동을 해왔다. 그러면서 잘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를 보게 되었고 다음과 같은 공식을 만들게 되었다.


G = (P × L)+(R+C)

* 음수(-)는 없다


G: 모임(Gathering)

P: 참여자(Participant)

L: 모임장(Leader)

R: 규칙(Rule)

C: 콘텐츠(Content)


이 공식을 쉽게 말하면 "좋은 사람들이 모이면 좋은 모임이 되고, 규칙과 콘텐츠는 거들뿐"이다. 사실 모두가 아는 뻔한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많은 모임 플랫폼에서 의외로 이 점을 놓치고 있는 것을 자주 보아왔다. 즉 P와 L이 좋지 않은 모임들이 R과 C를 통해서만 좋은 모임을 만드려고 노력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리고 이런 경우 단 한 번도 성공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모임의 본질은 P와 L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P와 L을 높일 수 있는지 적어보고자 한다. 좋은 P와 L을 아주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모임의 만족도를 높이는 참여자와 모임장'이다.



1. P (참여자)


P를 높이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좋은 참여자가 올 확률을 높이고, 좋은 참여자라고 판단되는 사람을 발견하면 그들이 자주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먼저 좋은 참여자가 올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참여자들이 오기 힘들게 만들어야 한다. 이 부분이 많은 모임 플랫폼들이 정반대로 생각하는 부분이다. 모임 플랫폼에서 일단 시작을 할 때 '무료' 혹은 '준비사항은 없고 몸만 오시면 됩니다'와 같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할 경우에는 나중에 P를 높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참여자들이 넘어야 할 허들을 만들어야 한다. '가격'이 되었건 '초대받은 사람만(invite-only)'이 되었건 아니면 '독후감을 쓴 사람만 참여 가능'이 되었건 간에 적절한 허들이 있어야만 한다. 이렇게 허들이 있으면 그에 따라 필터링된 참여자들만 오기 때문에 P는 높아지고 그에 따라 모임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존 참여자들의 재방문 확률을 높이고 더 나아가서 입소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P가 좋은 모임들의 경우, 한 번 방문했던 참여자가 다음에 친구와 함께 같이 오거나 혹은 친구가 소개를 받고 온다든지와 같이 P의 질뿐만 아니라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자주 보았다)


'Invite-Only'라는 허들을 두어 초반에 크게 성공한 클럽하우스. 사진 출처: 클럽하우스


그리고 좋은 참여자를 발견하면 그들이 자주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환경을 만드는 방법은 꽤나 다양하다. 다만 이 글에서는 <담화관>이라는 모임에서 활용했던 방식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인 <담화관>에서는 모임 종료 시 그날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를 했던 사람을 참여자들의 투표를 통해 '오늘의 담화'라는 이름으로 선정한다. '오늘의 담화'로 선정된 사람은 다음 모임에 할인된 가격으로 참여할 수가 있다. 이렇게 사람들의 호응이 컸던 사람은 대부분 모임 참여자들에게 큰 만족을 주는 정말 가치가 높은 P이기 때문에 모임에서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되고 지속적으로 재방문할 수 있게 만들어야 되는 대상이다. <담화관>에서는 단순히 할인을 해주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무료로 방문하게 만드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높은 P의 사람들은 '무료'라고 해서 참여하기로 했다가 참여하지 않는 이른바 '노쇼'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담화관>의 '오늘의 담화' 제도. 사진 출처: 본인 카톡


2. L(모임장)


좋은 참여자가 좋은 모임장이 될 확률도 높다. 그렇기 때문에 반응이 좋은 참여자들에게 모임장을 권유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앞서 말한 <담화관>의 경우라면 '오늘의 담화'로 뽑힌 사람들에게 리더의 자리를 제안하는 것이다. (<담화관>에서는 참여자를 모임장으로 만드는 시스템은 따로 없었다)


이와 비슷하게 모임 플랫폼을 운영하는 대표 혹은 스태프들이 미스테리 쇼퍼(Mystery Shopper: 평범한 고객인척 행동을 하면서 특정 매장의 고객 응대방식을 포함한 다양한 상태를 점검하는 전문가)처럼 모임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좋은 모임장의 자질이 보이는 사람을 발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넷플연가>의 대표의 경우 본인의 신분을 숨기지는 않지만 또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편은 아니어서 이와 비슷하게 모임에 참여하며 괜찮은 모임장들을 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기존의 모임장들게 모임장의 자질이 보이는 참여자를 추천하게 만드는 시스템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내적/외적 보상을 해야할 것이다.


가장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모임 플랫폼에서 직접 리더를 양성하는 과정을 만들어 보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는 비슷한 과정이 '독서지도사' 정도가 있는 것 같은데,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모임 플랫폼이라면 '독서모임 지도사' 혹은 '모임 지도사'와 같은 과정을 만들어서 본인들이 추구하는 모임 방향성에 맞는 리더를 양성해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독서지도사 자격증. 사진 출처: 한국평생교육진흥원


마지막으로 좋은 모임장을 뽑았다고 만족해서는 안된다. 좋은 모임장은 다른 플랫폼에서도 원하는 사람들일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그들이 떠나지 않도록 잘 케어해주어야 한다. 대부분의 모임들이 참여자들의 만족도는 다양한 방법으로 체크하고 있지만 리더들의 만족도는 거의 체크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굉장한 실수다. 좋은 모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P만큼이나 L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들의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체크하면서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효과가 빠른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있고 검증된 모임장을 선정하는 것이다.

베스트셀러 작가 장강명씨가 모임장으로 있는 <트레바리>. 사진 출처: 트레바리 홈페이지


이 방식은 독서모임 플랫폼 <트레바리>가 잘 활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그들은 이를 '클럽장'이라는 시스템으로 반영하고 있다. 인지도가 있거나 사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전문가 모임장은 '클럽장' 그리고 일반 모임장은 '파트너'로 분류하여 금액 및 운영방식을 달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른 모임 플랫폼에 비해서 L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 방식의 단점은 비용이 크게 들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지속가능성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모든 플랫폼이 시도해볼만한 좋은 방식이다.



R과 C에 대해서 따로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는 앞서 말한대로 P와 L만 높이면 R과 C의 중요도는 미미할 뿐더러, R과 C는 모임의 특성 및 대표가 추구하는 방향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모임에 참여하면서 사생활을 과할정도로 물어보는 규칙이 있음에도 잘되는 경우도 보았고 정반대의 규칙이 있음에도 잘되는 경우도 보았다. (사생활을 묻지 않는게 안전하긴 하다)그렇기 때문에 R과 C는 정답이 있다기 보다는 모임 및 참여자의 특성에 맞게 잘 합의해서 만들어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모임을 즐기는 사람의 한 명으로서 다양하고 좋은 모임들이 더 많이 생겨나기를 바란다.



<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kap/190


Photo by Dan-Cristian Pădureț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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