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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May 29. 2022

자기 계발서가 싫어요

자기 계발서(Self-Help Book)

추천 책들 중에 자기 계발서가 있는 거 보니 독서 수준이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네요


몇 달 전에 한 커뮤니티에 추천도서 10권을 올린적이 있었다. 벽돌 책이나 전문서적은 최대한 배제하고 소설/철학/과학/자기 계발서를 최대한 섞어서 추천을 했는데 이를 못 마땅하게 느낀 분이 있었던 것 같다. 댓글을 보고 그분의 생각을 추측하자면 책의 장르에는 우열이 있고 자기 계발서는 그중 가장 밑에 위치하는 하등한(?)장르라는 맥락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한 TV 프로그램에서 송은이 씨의 발언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사진 출처: TVN '인생술집'

그녀가 자기 계발서를 싫어하는 이유를 요약하자면 "완성되지 않은 타인의 기준을 따르는 것이 맞느냐?"라는 문제의식에 있는 것 같다. 어느 정도 타당한 문제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독서모임을 하다 보면 자기 계발서를 꺼리거나 심지어 혐오(?)에 가까운 감정을 갖고 대하는 분들도 종종 보게 된다.


내가 자기 계발서를 찬양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계발서를 종종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일종의 변론을 해보고 싶다.



1. 자신의 답은 스스로 찾는 거 아닌가요?


맞는 이야기다. 각자가 처한 상황과 직면한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자기 계발서에서 말하는 해결책이 100% 나의 답이 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떻게 스스로 찾아야 하는지는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자기 계발서의 효용은 우리가 처한 문제를 주관식 문제가 아닌 객관식 문제로 바꾸어주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즉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은 어떻게 했는지를 보면서 그들의 선택지 중에서 답을 골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지 중 단 한 개만 고를 필요는 없다. 여러 선택지를 고르고 그것을 나의 삶에 맞게 변형해서 적용해보면서 나만의 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2. 자기 계발서는 뻔해요


다양한 자기 계발서가 있지만 하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비슷하다. 그리고 나는 그렇기 때문에 자기 계발서의 내용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진리를 찾아 헤매지만 사실 진리는 뻔한 말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계발서에서 하는 이야기가 뻔하다는 말은 진리를 말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다르다. 알고 있지만 그것을 주기적으로 상기시켜서 행하게 만드는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자기 계발서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즉 "너 이거 알고 있었지? 하지만 아는 것을 실천하고 있니?"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 자기계발서인 것이다.


3. 자기 계발서의 내용이 나중에 틀린 것으로 드러날 수 있지 않나요?


이것도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것은 세상 모든 것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믿었던 것처럼 지금 우리가 믿고있는 과학, 종교, 철학적 지식들 모두 나중에 틀린 것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재의 믿음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경제학적 지식("인간은 항상 경제적으로 합리적 판단을 한다" 등)의 오류를 밝히고 있는 행동경제학 연구하는 한 교수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적이 있었다.


제가 오류라고 지적하는 기존의 경제학이라는 기반이 있었기에 행동경제학의 이론을 쌓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자기 계발서의 내용은 나중에 틀린 것으로 밝혀질 수 있지만 우리가 더 나은 '나'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틀릴 것이 두렵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만 더 나은 내가 되고자 한다면 자기 계발서를 통해 더 나은 실수를 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계발서가 싫은 분들이 있다면 그것은 어쩔수 없을 것 같다. 우리는 모두 다양한 생각과 견해가 있으니까 말이다. 다만 당신자기 계발서에 대한 불호가 선입견에 의한 것이라면 한 번 직접 경험해보고 판단해보았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괜찮은 경험이 될 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kap/42



Photo by Shiromani Kant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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