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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Jul 03. 2022

2022년 상반기 최고의 책

2022년도 절반이 지났다.


이쯤에서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중간결산을 해본다면 남은 절반을 더 즐겁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상반기에 읽었던 90여 권의 책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책들을 정리해볼까 한다.


사진 출처: 네이버 블로그 '캡선생의 언어'

* 출간일이 아닌 읽은 일자 기준이며 순서와 순위는 무관하다. 원서로 읽었으면 원서로 명기하고 번역본 제목도 병기한다.



1. <먹는 것과 싸는 것> - 가시라기 히로키


먹고 싸지 않는 사람은 없다. 어렸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상대가 이슬만 먹고 싸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상상도 하지만 그(녀)는 참이슬도 잘 마시고 모두가 그렇듯 잘 쌀 것이다.(그렇지 않다면 큰 문제다) 그런데 너무나도 당연한 이 '먹는 것과 싸는 것'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 바로 가시라기 히로키의 <먹는 것과 싸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해서 그 누구도 감사함을 잘 못 느끼는 이 기본적인 행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그로 인한 시야의 확장을 저자는 때로는 유쾌하게 그리고 때로는 진중하게 풀어낸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의미로 정말 '지리는' 책이다.


2. <강신주의 노자 혹은 장자> - 강신주


노자와 장자는 일종의 패키지로 묶여서 이야기되곤 한다. 학창 시절에 '노장사상'이라는 말로 배운 이들의 사상은 어렴풋이 '무위'와 관련된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배운 기억이 나기도 하고 조금 더 생각해보면 올바른 사회질서와 통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공자의 사상과는 다르게 속세를 떠나 자연에서 유유자적하는 그러한 이미지로 기억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우리들의 생각은 잘못되었다고 대범하게 그리고 대단하게 외치는 사람이 강신주이고 이 책 <강신주의 노자 혹은 장자>이다. 다시 말하면 노자와 장자는 구분되어야 마땅하고 노자는 지독히도 세속적인 지배자를 위한 사상이며 '무위'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매우 교묘한 술수라는 것이다. 그리고 장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이야기를 한다고 주장한다. 진정한 소통에 대해서 말이다.


3. <How to Change Your Mind(마음을 바꾸는 방법)> - 마이클 폴란


'나'는 무엇인가? 2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가? 나를 구성하는 물질적/정신적 요소들이 대부분 변했음에도 나를 나라고 인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기억의 연속성 때문일 것이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경험 그리고 미래의 기대를 하나로 묶은 개념이 '나'일 것이고 이를 원활하게 작동시키는 것이 뇌의 DMN(Default Mode Network)이다.


그런데 이 DMN이 꺼지면 어떻게 될까? 바로 '나'는 사라지고 '우리'만 남는다. 즉 모든 것이 하나이고 그래서 전 우주적 사랑이라는 가치를 추구하게 된다. 그리고 이 DMN을 끌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 명상(Meditaiton)과 약물(Medication)이다. 이 책은 그중에서 후자를 다루고 있다. 그러므로 매우 충격적인 책일 것이다.


4. <다석 강의> - 다석 류영모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플라톤이 정리하였듯, 다석의 사상을 제자들이 정리학 책이 <다석 강의>다.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이 모든 것이 '하나'라는 것. 이 주장을 하기 위해 유교, 불교, 도교(선교) 그리고 기독교의 모든 사상을 총동원한다. 이른바 블록버스터 급 '하나'다.


5. <100 인생 그림책> - 글: 하이케 팔러 / 그림: 발레리오 비달리


개인적으로 성인이 되고 나서 그림책을 읽은 것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내가 돈을 주고 그림책을 산적은 거의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운명에 가까웠다. 교보문고 Prestige Lounge의 책으로 선정이 되어서 선물로 받았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절대 읽지 않았을 책이었다.


이 책을 한 줄로 평하면 '살 이유 그리고 그림책을 살 이유'이다. 즉 이 책은 우리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그림책이기에 가능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가볍게 읽히지만 무겁게 다가올 훌륭한 그림책이다.


6. <단단한 경제학 공부> - 야스토미 아유미


최근에 경제학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가 바로 행동 경제학이다. 고전경제학의 기본 전제인 '합리적인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에서 '합리적인 인간'이라는 개념이 잘못되었다고 대차게 까는 학문이 바로 행동경제학인 것이다. 나도 늘 이야기하지만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라기보다는 '합리화의 동물'이다. 그래서 이러한 행동경제학의 주장은 늘 공감을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합리적인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에서 '자유로운 선택'을 대차게 까는 책이 나왔다. 바로 야스토미 아유미의 <단단한 경제학 공부>이다. 그는 그 누구도 부정 못할 '상대성 이론', '열역학 제2법칙' 그리고 '인과율'을 들고 고전경제학이 말하는 자유로운 선택의 허무맹랑함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지적에 이어 인간이 돈을 추구하는 것 그리고 더 많은 자유를 추구하는 것의 깊숙이 자리한 무언가를 끄집어낸다. 이 무언가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리는 바이다.


7. <조용헌의 도사열전> - 조용헌


이판사판(理判事判)이라는 말이 있다.(조금 나이가 있다면 이판사판 공사판이라는 말도 익숙할 것이다) 여기서 사판(事判)은 눈에 보이는 데이터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사태를 파악하는 방법이고, 반대로 이판(理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가지고 신비적으로 사태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나도 그랬지만 대부분은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 이판에 휘둘리지 않고 사판으로 사태를 잘 파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고정관념을 지속적으로 깨부수는 사람이 바로 조용헌이다.


그는 스스로를 대학 강단에서 가르치는 동양학이 아닌 강호, 즉 재야고수들로부터 배운 강단에서 배울 수 없는 동양학을 배우고 설파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한다(현재 그는 강단에서도 가르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가 말하는 것들은 다분히 미신적이고 믿기 힘든 내용들이 많다. 고정관념과 이즘(ism)을 내려놓기 전까지 말이다. 반대로 말하면 고정관념과 이즘을 내려놓고 그의 책을 읽다 보면 전에는 보지 못했던 다양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그의 책은 늘 비슷하지만 늘 새롭고 재밌다. 고정관념과 이즘을 내려놓을 각오가 되어있다면 그의 책은 당신에게도 재밌는 책이 될 것이다.



상반기 책을 정리하면서 여러분에게 인상적이었던 책(혹은 기타 콘텐츠)도 궁금해진다. 댓글로 공유해주시면 잘 참고하겠습니다.



<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ka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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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Jon Tyso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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