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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Jul 19. 2022

오해를 줄이는 커뮤니케이션 법칙


유관부서에서 협조를 해주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나에게 선배가 지나가면서 한마디 툭 던졌다.


너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해봤어?



이 선배로 말할 것 같으면 회사 최고의 커뮤니케이터(의사소통의 달인)였다. 다만 비공식적인 자리에 한정커뮤니케이터라는 것이라는 게 문제긴 했지만 말이다. 회의에서 PT를 하거나 의견 개진을 하는 등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크게 돋보이지 않는데, 유관부서와 크고 작은 문제가 생겼을 때 맥가이버 같이 해결하는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맥가이버에게 칼이 있다면 그에게는 입이 있었다. 그 당시 팀장님도 유관부서와 문제가 생기면 종종 그의 입을 빌릴 정도였다.


그렇다면 그가 말을 잘했느냐? 그렇지 않다. 논리력으로 돋보이는 사람도 아니었고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하는 스토리텔러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의 강점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껄끄러운 상대라도 직접 찾아가 얼굴을 보며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는 대범함과 싹싹함이 그의 장점이었던 것이다.


이 선배와 여러 프로젝트를 같이 하면서 자연스레 그대범함과 싹싹함을 배우게 되었고 이후 나의 사회생활능력은 여러모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시간이 흘러 렇게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학문적으로도 확인하게 되었다. 바로 7-38-55 법칙이다.

행동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은 7-38-55 법칙을 주창했다. 이 법칙은 우리의 의사소통에서 말의 내용(verbal communication)은 단 7%만 영향을 주고, 목소리의 크기나 억양 등과 같은 음조(vocal tonality)가 38%, 그리고 얼굴 표정과 몸짓과 같은 바디랭귀지(body language)가 55%나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이 법칙은 특정 상황에서 도출되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는 이 비율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이 법칙을 몰랐더라도 대부분 경험적으로 느낄 것이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쉽게 오해가 쌓인다는 것을 말이다. 카톡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네"라는 매우 간단한 단어조차도 쉽게 오해가 생기기 때문에 우리는 그 뒤에 물결을 붙일지 느낌표를 붙일지 혹은 ㅎㅎ와 같은 웃음소리를 붙일지 수없이 고민하는 것이다.


사진 출처: 조선일보


전화 통화도 마찬가지다. 몇 달 전에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그녀는 전화 통화 중에 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해 웃으면서 이야기했다가 상대가 비웃느냐는 소리버럭 하며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한다. 웃음소리 하나가 전화통화에서는 이렇게 극단적인 오해를 낳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텍스트 메시지와 전화 통화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텍스트 메시지는 말의 내용인 7%에 의존하고 전화는 텍스트 메시지보다 낫긴 하지만 여전히 말의 내용과 음조의 합인 45%(7% + 38%)에의존하는 불완전한 의사소통이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해야 55%의 바디랭귀지까지 포함하는 100%  완전 의사소통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웬만하면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해야 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항상 얼굴을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얼굴 보고 이야기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오해를 줄일 수 있을까? 그 답은 '미러링'에 있다고 생각한다.

미러링(Mirroring)

미러링은 상대방의 언어적(verbal) 그리고 비언어적(nonverbal) 행동을 모방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상황에서 미러링은 종종 라포(rapport: 친밀감 또는 신뢰)와 호의를 형성하는데 활용되곤 한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가까운 대상을 미러링 하는데 라포를 형성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상대방을 미러링 할 수도 있다.

- www.thebalancecareers.com 중 -
* 본인 번역


미러링은 대면 소통뿐만 아니라, 전화 통화, 텍스트 메시지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적용이 가능하다. 가장 오해가 클 수 있는 텍스트 메시지 커뮤니케이션의 예를 들어보겠다.


상대방이 메시지를 보낼 때 마지막에 무엇을 붙이는지 잘 보고 그것을 미러링 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안녕하세요'라는 단어 뒤에 느낌표(!)를 붙이는 사람도 있고 물결(~)을 붙이는 사람도 있고, ㅎㅎ나 ㅋㅋ와 같은 웃음소리를 붙이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나도 그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 동일한 것을 붙여서 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오해 방지는 물론이고 금세 라포(rapport: 친밀감 또는 신뢰관걔)를 형성할 수 있다. 다만 수직적 조직의 상하관계에서 미러링은 다소 주의가 필요하다.


오해를 줄이는 커뮤니케이션 법칙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웬만하면 얼굴 보고, 필요하다면 미러링



<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brunchbook/kap11



Photo by Icons8 Team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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