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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Aug 06. 2022

오해를 받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하지?

늦은 밤 친구로부터 카톡이 왔다. 미리보기에는 다음과 같 메시지가 떴다.


사진 4장을 보냈습니다


늦은 밤에 갑자기 사진 4장이라니? 불안한 마음에 메시지를 급히 확인해봤다. 그녀가 보낸 4장의 이미지에는 누군가가 '본인의 아이디어를 왜 도용했냐?'는 내용의 장문의 글이 적혀 있었다.


난 보자마자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서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그 아이디어는 나와 친구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즉석에서 함께 완성한 것이었고, 심지어 도용임을 주장하는 인물과 해당 모임은 우리 둘 다 보지도 듣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순간 감정적으로 대응할 생각부터 들었다. 바로 그때 친구로부터 추가적으로 이미지 한 장이 왔다. 그녀가 그 사람에게 답변한 내용이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일단 늦은 시간에 메시지 보내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2. 우리가 어떻게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는지를 담백하게 서술하여 오해를 풀고

3. 본인도 콘텐츠 도용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그렇게 느꼈을 때의 기분 나쁨에 충분히 공감함을 표하고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충분히 비슷한 게 없는지 체크하지 못했음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했다



곧이어 본인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고 주장하는 분이 누그러진 태도로 본인이 오해했음을 밝히는 메시지가 도착했 이렇게 사건(?)은 잘 마무리가 되었다.


나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큰 감명을 받았다. 분명히 다양한 책을 통해 이렇게 대응해야 함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는데 막상 현실로 닥치니 바로 떠오르지 않았는데 내 친구는 그것을 너무나도 이성적으로 잘 대응한 것이다.


그리고 나와 그녀의 차이를 곧 알게 되었다.


"나는 감정적으로 대했을 것 같은데 정말 대단하다"라고 카톡을 보내자 그녀는 다음과 같이 답을 했다.


그럼 진짜 싸우자나.... 싸움시러...



그녀의 대답은 마치 영화 <우리들>의 아역배우의 다음 대사 같았다.


(친구랑 계속 싸우면) 그럼 언제 놀아?

https://youtu.be/yhbnQV9G2e4


인간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싸우거나 도망가거나 얼어버리는(fight, flight or freeze)' 반응을 보일 확률이 높다. 이 반응은 뇌의 '편도체'에서 시작이 되데, 나는 이 편도체의 반응에 사로잡혔던 것이다.


그러나 나와 다르게 친구 이 편도체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 '싸움'이 아닌 '화해'에 집중했 때문이다.


오해를 받으면 대부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레 편도체가 만들어내는 '싸우거나, 도망가거나, 얼어버리는' 반응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것은 매순간 목숨의 위협을 받았던 원시시대의 인류에게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반응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오해를 받았을 때 그리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해야 하는 최우선 과제는 편도체가 만든 함정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바로 내 친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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