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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Sep 08. 2022

정답을 원한다면!


어느 날  브런치의 조회수가 급상승해서 유입경로를 확인하던 중 상당수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직접유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브런치의 유입경로는 크게 '검색' 'SNS' '브런치' '기타'인데 이 중에서 '직접유입'은 '기타'에 속한다)


워낙 호기심도 많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못 참는 성격이라 이 '직접유입'이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지 찾아보았다. 이런 탐정 놀이(?)를 하던 와중에 용의자로 보이는 플랫폼을 찾게 되었다. 바로 '커리어리'였다.


사진 출처: 구글 Play 스토어


커리어리는 '개발자들의 커리어 SNS'를 표방하는 플랫폼이었는데, 마케터들도 개발자 못지않게 많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마케팅 관련 글들도 많이 포스팅되고 있었는데, 그중 나의 글도 돌아다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커리어리의 상당수의 포스팅은 브런치 글을 링크를 걸어놓고 그것 내용 요약 및 본인의 생각을 덧붙이는 형태라, 브런치를 하는 사람이라면 꽤나 시너지가 있을 법한 플랫폼으로 보였고 그래서인지 나에게도 익숙한 브런치 작가들이 커리어리에서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었다.


커리어리는 SNS를 표방하고 있지만 다른 SNS와는 다른 점 중 하나가 바로 Q&A 기능이었다. 전문가들이 많은 플랫폼이다 보니 개발이나 마케팅과 관련된 질문을 스스럼없이 하고 또 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친절하게 답을 해주고 있었다. 나도 커리어리에 가입을 하고 나서 시간이 날 때마다 마케팅 Q&A에 질문이 올라오면 답을 해주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어느새 BEST 답변러가 되어가고 있었다.


사진 출처: 커리어리


그런데 몇몇 질문들은 정확한 답을 해주기 힘들었다. 댓글을 보면 그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이유는 질문이 구체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다.


매출이 안 나오는데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매출이 늘 수 있죠?


마케팅은 어떻게 해야 되죠?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1,000페이지에 달하는 마케팅 원론서만이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즉 질문이 모호하다 보니 답도 모호하거나 광범위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질문은 어떻게 보면 화두를 들고 참선하는 스님들에게 주어진 질문처럼 보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손바닥 하나로 박수를 어떻게 칠 수 있나요?"와 같이 말이다.


물론 질문을 구체화하는 것은 그 분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하거나 혹은 생각을 하더라도 어떻게 더 구체적으로 보면 좋을지 모를 확률이 높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개론서라고 생각한다. 모든 분야의 개론서는 사실 그 분야를 정확히 알기 위함이라기보다는 그 분야에 대해 더 구체적인 그래서 더 정확한 질문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그래서 어떤 분야이건 정확한 답을 원한다면 정확한 질문, 즉 정문(正問; 내가 지어낸 말이다)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정보를 개론서를 통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나 또한 예전에는 정문(正門)이 아닌 옆문과 개구멍을 찾으려는 요령을 피우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정답을 못 찾 것은 물론이고 때로는 오답을 정답으로 믿고 크나큰 실수를 하기도 했다.


그래서 정답을 원한다면 정문(正問)해서 정문(正門)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기엔 느리고 멀어 보이지만 그게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라는 것도 말이다.



P.S. 질문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답을 찾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이것도 질문을 구체화해야만 하는 이유일 겁니다.



<같이 보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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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jontyso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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