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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Sep 21. 2022

하루에 한끼만 먹어도 괜찮아? (2부)

1일 1식(OMAD)

※ Disclaimer

: 본인은 전문 의료인이 아니고 이 글은 순전히 본인의 경험을 공유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1일 1식을 하기 전에 자문이 필요하다면 의료인의 자문을 받아 적절하게 판단하기를 바랍니다.



1부에서는 1일 1식을 하게 된 이유를 간략히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내가 '왜' 1일 1식을 했는지 보다는 1일 1식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더 알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긴말하지 않고 바로 내가 느낀 장점들을 열거해보고자 한다.



1. 돈과 시간 절약


이 장점은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아침과 점심을 먹지 않으니 당연히 돈과 시간이 절약되니까 말이다. 밥 먹는 시간에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고, 밥 먹을 돈을 다른 곳 쓸 수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절약된 돈을 주로 시간을 사는데 쓴다. 세탁은 모두 '세탁특공대'(뒷광고 아님)와 같은 업체에 맡기고, 대중교통으로 이동했을 때 거리 대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면 택시를 이용한다든지와 같이 말이다. 그래서 1일 1식 이후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하게 되었고, 이 시간을 내가 원하는 일에 쓰고 있다.


2. 만성피로 탈출 및 집중력 향상


지금도 하루 평균 8시간을 자지만, 예전에는 낮잠 포함 9-10시간은 잤던 것 같다. 이렇게 많이 자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늘 피곤했다. 규칙적인 운동과 영양제가 다소 도움이 되긴 했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이런 나에게 1일 1식은 구세주였다. 평생을 달고 살아온 만성피로가 완전히 해결되었으니 말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밥을 먹고 나면 머리에 구름이 낀 듯 한동안 몽롱하던 현상도 사라져서 훨씬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전날 무리하면 그다음 날 피곤한 것은 어쩔 수 없다)


3. 니를 대충 때우 않


하루에 세끼를 꼬박꼬박 챙길 때는 대충 때우는 일이 많았다. 바쁜 아침에는 삼각김밥이나 편의점 샌드위치, 점심에는 빨리 먹을 수 있는 컵라면, 그리고 저녁에도 남은 음식으로 대충 해 먹는 경우가 허다했다. "다음 끼니를 제대로 먹으면 되니까"라는 생각에 대충 때우는 일을 정당화했다.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을 만든다(You are what you eat)"라는 말에 따르면 나는 정크푸드에 가까웠다. 끼니를 꼬박꼬박 먹는 것에 집착한 나머지 무엇을 먹는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 오히려 나의 몸은 망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1일 1식을 하면서 때우는 일을 용납하지 못하게 되었다. 하루에 단 한 끼를 먹는 것이다 보니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피하게 된다. 몸도 그런 음식을 거부한다. 1일 1식을 하다 보면 맛에 대한 감각이 훨씬 예민해진다. 기존에는 잘 먹던 짜고/맵고/단 음식들이 과하게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기존에 먹던 음식보다 담백하고 건강한 음식을 찾게 고 한 끼를 먹는 것이다 보니 기왕이면 유기농 음식과 같이 비싸지만 몸에 좋은 음식을 찾게 되었다.


4. 적정 몸무게 유지 및 붓기 감소


1일 1식을 하면서 "그러다 뼈만 남는 거 아니에요?"와 같은 말을 자주 들었다. 그런데 1일 1식을 2년간 하면서 느낀 점은 몸무게가 빠지기는 하나 일정 몸무게에 이르러서는 멈춘다는 것이다. 나는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생활을 하면서 야금야금 살이 찌더니 취업 전보다 10kg 가까이 살이 붙었다. 다행히 10kg은 1일 1식으로 모두 사라졌다. 리고 10kg 이상으로 살이 빠지지 않고 몸무게 유지고 있는데 아마도 내 몸이 1일 1식에 적응하여 식단에 맞게 신진대사를 하고 있지 않나 싶다.


말랐을 때도 늘 아침에는 눈, 코, 입 모두 부을 정도로 붓기가 심한 편이었는데, 붓기 또한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는 1일 1식의 예상치 못한 효과였다.


5. 자기 효능감 높아짐

(자기 효능감: 자신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기대와 신념)


세계적인 기업가 일론 머스크는 창업 전에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보았다. 스토아 철학에서 이야기하는 '프레메디타치오 말로룸(Premeditatio Malorum: 최악의 상황을 예상/예견)'을 해본 것이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하루에 1달러만 갖고 사는 삶이었고, 곧바로 이를 시험해보았. 30달러를 갖고 한 달 동안 먹을 핫도그와 오렌지를 사서 그것만으로 살아본 것이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최악의 상황도 견딜만함을 느꼈고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일론 머스크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힘들다고 생각한 일들을 차례로 해내면서 지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로 꼽히는 식욕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자기 효능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다른 욕구로 성욕과 수면욕이 꼽히곤 한다). "내가 먹는 것도 컨트롤할 수 있는데 그 무엇을 못하겠어?"와 같이 말이다. 일론 머스크의 경우처럼 최악의 상황에서 최소한으로 먹고살아도 괜찮다는 자신감도 더불어서 말이다.


그래서인지 1일 1식 이후 기존에는 하지 않았던(더 정확히는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일들을 많이 시도하게 되었다. 200일 넘게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는 것도 그중 하나다.



1일 1식을 2년 넘게 하면서 내가 느낀 장점들 중 일부는 과학적 근거가 있고 일부는 과학적 근거가 없을 수도 있다. 다만 나에게 1일 1식을 하기로 마음먹은 날이 삶에 있어서 결정적 순간(Defining Moment) 일 정도로 개인적으로 느낀 장점은 그 무엇보다 강렬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과 타고난 체질이 다르기에 쉽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10년 전의 나에게 단 한 가지 조언만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1일 1식'을 언급할 것 같을 정도로 강추하는 습관이다. 1일 1식 후에 나는 상당히 다른 사람이 되었으니 말이다.



<이전 글>

https://brunch.co.kr/@kap/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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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brunchbook/kap11




Photo by Photos by Lanty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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