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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Nov 19. 2022

직원 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들어 '직원 관리'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질문을 하는 분들의 공통점은 직원과의 직접적인 트러블 혹은 직원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로 큰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다. HR(인사관리) 전문가도 아닌 나에게 이러한 질문을 하는 것을 보면 '직원 관리'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는 사람콘텐츠드물다는 반증것 같았다.


증명하지 않은 사람의 말은 공허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엄청난 성공을 한 사업가도 아니고 HR 전문가도 아닌 나의 말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 의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침묵하는 게 최선이기는 하지만 조언을 구한 분들의 사정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는 것도 힘들었다. 내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성심껏 답을 해주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며칠 고민을 해보았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경영/경제 관련 책을 수백 권을 읽었고 지금도 주기적으로 읽고 있는데 그중 상당수는 직원 관리와 관련이 있었다. 책에 나온 내용을 맹신하기보다는 실제 업무에도 반영을 해보면서 무엇이 이론으로만 그럴싸하고 무엇이 실무에도 적용 가능한지를 검증하고 있다. 현재까지 내 기준 효과적인 것으로 검증된 내용을 한 번 적어볼까 한다.



1. 신중히 뽑는다


"인사가 만사다(人事萬事)"라는 말처럼 직원을 잘 뽑으면 관리가 크게 필요하지 않다. 넷플릭스가 '규칙 없음'을 자랑할 수 있는 것도 알아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최고의 인재들을 뽑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삼성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도 '의인물용 용인물의(疑人勿用 用人勿疑)'라는 말을 했다. 즉 "의심이 가는 사람은 고용하지 말고, 고용했다면 의심하지 말라"는 뜻이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가끔씩은 지키지 못하는 말이기도 하다. 사업의 확장 속도에 비해 인력채용 속도가 따라가지 못할 때, 중요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갑작스레 그만두어서 급히 사람을 뽑아야 할 때, 중소기업이어서 원하는 인재를 뽑기 힘들 때와 같 신중히 직원을 뽑기 힘들 때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사업 초반 인력이 부족할 때는 긴가민가한 지원자도 고용을 했었다. 그리고 결과는 참담했다. 그 직원을 관리하느라 뽑지 않았을 때보다 일의 효율이 떨어졌고 수습하는데도 막대한 시간이 들었다. 이것은 비단 그 직원만의 탓은 아니었다. 우리가 신중하지 못하게 회사와 맞지 않은 인력을 뽑은 탓에 그 직원도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들었을 테니 말이다.


확신이 서지 않은 인력을 급하게 채용하면 일을 제대로 위임하기 힘들기 때문에 채용의 효과가 급감한다. 또한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 A급 인재가 어쩌다가 B급 인재를 뽑으면 이는 도미노처럼 C급, D급 인재로 하향 채용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조직은 초기와 달리 경쟁력이 떨어지는 인재로 가득해질 수 있다.


우리 회사에서는 초반의 시행착오 이후에는 인턴십 과정 후 멤버 전원이 동의할 때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이 기간은 회사가 일방적으로 인턴을 평가하는 기간이 아닌 인턴도 본인과 회사가 맞는지를 검증해보는 기간임을 지원자에게 이야기한다. 이는 단순히 인턴이 듣기 좋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다. 농구팀에서 리오넬 메시를 붙잡아두는 것은 지구적 차원에서도 옳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상호평가의 기간이 회사와 지원자 모두에게 필요하다.


의심이 가는 인재를 채용할 바에야 프리랜서에게 일을 맡기거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훨씬 낫다. 물론 모든 업종에 적용 가능한 방법은 아니겠지만 그만큼 채용은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2. 시스템으로 관리한다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도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러한 실수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간에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한맥투자증권은 직원 한 명의 실수로 파산을 했다.


사진 출처: 시사포커스



이러한 실수를 막기 위해 세세한 규칙을 두는 것도 그다지 좋은 방법아니다. 이럴 경우 규칙을 그 누구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게 될뿐더러 새로운 일을 쉽게 할 수 없는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라틴어 격언 중에 'summum ius, summa iniuria(법의 적용이 극단적이 되면, 정의도 극단적으로 줄어든다)'라는 말에 빗대 보자면 규칙이 많아질수록 혁신은 줄어든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 개개인을 감시하고 통제해서 실수를 막으려 하기보다는 시스템을 통해 실수가 일어날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포카 요케(ポカヨケ)라고 알


우리 회사에서는 실수가 발생하면 동일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내부 프로세스 개선을 하거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구입해서 적용하는 편이다. 내외부의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포카 요케를 만드는 것이다.


3. 솔선수범과 책임


나도 사업을 하기 전에 오랜 기간 직원으로서 일을 했기에 직원 입장에서의 불만을 잘 알고 있다. 불만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대부분의 불만은 '부당함'이라는 감정에 기초한다. 그리고 이 중 상당수는 "지는 안 하면서 나한테만 하라고 하네"와 같이 대표의 내로남불에서 비롯된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대표는 솔선수범해야 한다. 회사에 규칙이 있다면 그것을 본인부터 철저히 지켜야 하며, 직원들이 했으면 하는 것이 있으면 본인부터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떠한 일이 일어나건 최종 책임은 본인이 진다는 것을 행동을 통해 보여주어야 한다.



지금까지 말한 바를 나도 완벽히 지키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내용이 '직원 관리'의 정석이라고 보기에 미흡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배우고 적용하면서 개선하려고 현재도 노력 중이다.


이 글을 마치기 전에 한 가지를 더 말하고 싶다. 제목도 그렇고 내용에서도 지속해서 '직원 관리'라는 말을 썼지만 이러한 말이 주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쉬운 설명과 이해를 위해 썼지만 '관리'라는 말은 위계적인 뉘앙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더 나은 조직 문화를 만드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나는 그래서 더 나은 직원 관리를 위해서는 '더 나은 협업'이라는 관점에서 문제를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직문화가 어떠하건 간에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다양한 사람이 모여 목표한 바를 이루어낼 수 있는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일 테니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 관리'라는 말보다는 '협업 관리'라는 말을 쓰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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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brunchbook/kap11

Photo by Tim van der Kuip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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