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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Mar 13. 2023

성공한 사람들에게 문제는 없다 (1부)


이런 제목을 조심해야 한다. 내용과 무관하게 혹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공'이라는 단어와 '~다, ~다'와 같은 단정적인 서술어로 구성된 제목의 콘텐츠는 두 가지 질문으로 스스로를 무장하고 봐야 한다.


1) 글쓴이는 '본인이 말한 방법'으로 '성공'한 사람인가?

2)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1) 번 질문에서 '성공'보다 주의해서 봐야 할 것이 '본인이 말한 방법'이다. 즉 본인이 말한 방법으로 성공했느냐를 봐야 한다. 로또 1위에 당첨돼서 부자가 된 사람이 그 사실을 숨기고 '이렇게 하면 흙수저도 부자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하지 않는가 봐야 한다는 말이다.


또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보이는 '성공'을 팔아서 '성공하는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방법이 맞을지언정 그들은 본인의 말을 증명하지도 책임지지도 않을 사람들이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말을 빌리면 스킨인더게임(Skin in the game)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건축가는 본인이 지은 다리 밑에서 한동안 생활해야 했는데 이것이 스킨인더게임의 대표적 예이다. 쉽게 말해 자신의 말과 행동에 목숨을 걸었던 것이다.


2) 번은 1) 번보다 조금 더 난도가 높은 질문이다.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오해하지 말라는 것은 우리가 잘 아는 속담을 통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쉽게 말하면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라고 해서 '까마귀가 날기 때문에 배 떨어진다'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누가 이것을 구분하지 못하냐라고 물을 수도 있는데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다. 80퍼센트 이상의 확률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있다면? 심지어 그 지표가 주가의 방향성이라면? 여러분은 그냥 모른 채 할 수 있는가? 아무리 터무니없어 보여도 인과관계의 틀에서 바라보게 될 것이다.



보통 ‘슈퍼볼 징크스’는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 소속팀이 우승하면 증시가 하락하고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 소속팀이 우승하면 증시가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슈퍼볼 경기가 시작된 1967년 이래로 작년까지 이러한 속설이 맞아떨어진 경우는 48번 중 39번으로 80퍼센트가 넘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기준).

- 김재훈, "증시를 예측하는 흥미로운 '스포츠 징크스'", 머니투데이, 20150128" 중 -



위에서 본 특정 스포츠팀이 우승하는 것과 증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는가? 대부분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연이 반복되면, 즉 엄청난 상관관계를 보이면 사람들은 서서히 인과관계를 도출하려고 한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만들듯, 특정팀의 우승이 경제에 있어서 나비의 날갯짓이 된다고. 실제로도 이와 관련해서 인과관계를 찾았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등장했었다. 하지만 대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은 결국 진실을 드러낸다. 카지노에서 지속적으로 도박을 하면 고객보다 승률이 단 1% 높은 도박장이 모든 돈을 가져가듯이 말이다.


그럼 이 글을 쓰는 나는 1), 2) 번 질문에 당당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스스로 성공한 인생을 살았고, 살고있고, 살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수치적으로 그것을 증명할 무언가는 현재는 없다. 쉽게 말해 수백억 원대 부자가 아니다. 그리고 '성공'과 관련된 나의 글은 엄밀한 연구를 통해 밝힌 무언가가 아니다. 그저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말이다. 내가 말하는 바가 '인과관계'인지 '상관관계'인지는 명확히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여러분이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사실 이러한 말을 장황하게 할 필요를 그동안 느끼지 못했다. 우리 모두가 초등학교 때 이미 모든 정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 계발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튜브 동기부여 영상의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서 맹신하는 사람들을 최근에 많이 보게 되어서, 이러한 것을 한 번 짚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성공'과 관련한 글을 쓸 때는. (지금까지 내가 성공과 관련해서 쓴 글은 반드시 이런 맥락에서 읽기 바란다)


다시 말하자면 '성공'과 '해야 한다(하지 말아야 한다)'가 결합된 제목의 콘텐츠를 읽을 때는 반드시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질문으로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이 글 또한 마찬가지다. 그럼 여러분이 이제 튼튼한 갑옷을 착용했다고 생각하고, 제목에 걸맞은 내용을 마음껏 적어보겠다. 그럼 자세한 내용은 2부에서!



https://brunch.co.kr/@kap/733



사진: UnsplashKarla Hernand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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