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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Jun 07. 2023

젓가락으로 할 수 있는 20가지


회사를 매각하여 경제적 자유를 이룬 분이 인상적인 말을 했다. 좋은 사람과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뻔한 말일 수도 있지만 한 발짝 더 들어가면 깊은 의미가 보일 듯싶었다. 그래서 한 가지 질문을 했다.


어떤 기준으로 좋은 사람을 판단해야 하나요?



그는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긍정성이었다. 문제를 만났을 때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관점과 태도가 그가 말하는 긍정성이었다. 두 번째는 문제해결능력이었다. 말 그대로 긍정성을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이 두 가지를 확인하기 위해 면접 때마다 하나의 질문을 한다고 덧붙였다. 그것은 바로 "젓가락으로 할 수 있는 20가지를 말해보세요"였다.


'젓가락으로 요리를 하거나 밥이나 먹지 또 무엇에 쓰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쉽게 포기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어떻게든 끝끝내 20가지를 만들어내려는 의지를 보일 것이다. 이를 통해 '긍정성'과 '문제해결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었다.


나는 이 질문이 '브리콜라주(bricolage)'를 확인하는 질문처럼 느껴졌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에 따르면 "가지고 있는 자원만을 다용도로 사용해서 자신에게 닥친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브리콜라주다. 이는 인간이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축구에서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완벽한 상태에서 슛을 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때가 있다. 페널티킥이라고 불리는 상황이다. 매우 드물게 벌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에서 이러한 기회는 없다. 매 순간 수비수가 거칠게 옷을 잡아당기고, 보이지 않는 반칙을 가한다. 때로는 심한 감기몸살로 인해 발을 떼는 것조차 힘들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최선의 슛을 때려야 한다. 우리는 매 순간 브리콜라주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젓가락을 20가지가 아니라 무한한 용도로 사용해야만 한다. 그것이 일이고 확장하면 삶이다.



P.S. 그래서 젓가락으로 할 수 있는 20가지가 무엇일까? "나에게 손 대신에 젓가락만 있다면'을 상상하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그것이 브리콜라주적 사고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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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Andraz Laz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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