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캡선생 Mar 29. 2022

칭찬은 고래도 병들게 만든다

통제 위치(Locus of Control)

@@이는 참 똑똑하구나


수학 시간에 앞에 나와서 문제를 잘 풀었거나, 시험 성적이 좋았을 때 선생님은 종종 이런 칭찬을 하셨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 제목처럼 이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고래처럼 춤추고 싶은 기쁨에 가만히 자리에 앉아있기 힘들 지경이었다.


칭찬은 마약과도 같아서 한 번 맛보면 그것을 끊임없이 갈구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유형의 칭찬을 받는데 과정은 중요하지 않았다. 좋은 결과만이 이러한 칭찬을 이끌어내니까 말이다. 심하게는 더 적은 노력으로 더 좋은 결과를 얻어야 "내가 똑똑하다"는 것이 증명될 것만 같았다. 어느 순간부터 공부는 벼락치기를 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갔다.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도 가능하다"는 왜곡된 생각이 머릿속에 단단히 자리 잡아가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이러한 왜곡된 생각 때문이었는지 가장 가고 싶었던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벼락치기로 커버할 수 없는 '수학'같은 과목이 내 발목을 잡았다. "똑똑하다"는 칭찬은 결과적으로 나에게 독으로 작용 것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런 나의 경험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는 것을. '통제 위치'에 따라서 칭찬은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말이다.



통제 위치(Locus of Control)는 1954년 줄리언 B. 로터에 의해서 만들어진 개념으로 쉽게 말해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결과를 '내가 통제 가능하다고 믿는지(Internal Locus of Control, Internal LOC)' 아니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외부적인 요소들이 통제한다고 믿는지(External Locus of Control, External LOC)'에 대한 개념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사례를 들어보겠다. 숀 아처의 <The Happiness Advantage>(Currency, 2010)에 나온 내용을 참고다.

연구 대상 아이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문제를 풀게 한 후 아래와 같이 다르게 칭찬을 한 후 추후 학습 행태를 추적해 보았다.

A 집단에게는 "머리가 참 좋구나"
B 집단에게는 "노력을 참 많이 했겠구나"

A집단은 본인들이 돋보일 수 있는 쉬운 문제만 골라 풀거나 치팅(커닝)을 해서라도 정답을 맞히는 등 좋은 결과에 집착을 하였다. B집단은 본인들에게 버겁지만 동기 부여되는 문제를 풀면서 학습능력을 개선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같이 어떠한 일을 함에 있어서 그 결과를 만드는 부분이 '노력'과 같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요소(Internal LOC)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 '타고난 두뇌'와 같이 통제할 수 없는 요소(External LOC)라고 느끼게 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나타났다.


통제 위치를 통해 알아본 바와 같이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타고난 것에 대한(External LOC) 칭찬은 독이 될 수 있고, 어찌할 수 있는 것에 대한(Internal LOC) 칭찬은 약이 될 수 있다.


앞으로 누군가를 칭찬하고 싶다면 통제 위치(LOC)를 고려하여 칭찬해 보면 어떨까? 약이 되는 칭찬을 받은 고래는 춤을 추는 것은 물론이고 더 멋진 고래성장할 테니까 말이다.



Photo by Johan Godinez on Unsplash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