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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Aug 01. 2023

익히 아는 내용, 진짜 맞는 내용

<비상식적 성공 법칙>을 읽고


책을 분류하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 그중 하나가 '누가 먼저 대시했느냐?'이다.


어떤 책은 본인의 의지로 구매한다. 필요에 의해서일 수도 있고 궁금해서 일 수도 있고 남들이 다 읽어서일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내가 원해서 먼저 책에 대시'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책이 먼저 나에게 대시'하는 경우도 있다. <비상식적 성공 법칙>이 나에겐 그런 책이었다. 독서모임에서 많은 분들이 나에게 추천을 해주셨고, 어떤 분은 본인의 인생책이라고까지 말했다. 심지어 시간이 모처럼 비는 평일에 열리는 모임의 지정책도 <비상식적 성공 법칙>이었다. 이쯤 되면 이 책을 사서 읽어야만 했다. 이렇게까지 나에게 대시하는데 모른 척할 수는 없지 않은가.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61353522


저자인 간다 마사노리의 다른 책은 이미 읽은 바가 있다. 그에 대한 느낌은 '훌륭한 책과 나쁘지 않은 책을 번갈아 내는 작가'다. 이를테면 그의 책 중에서 <무조건 팔리는 카피 단어장>은 훌륭했고, <입소문 전염병>과 <전뇌사고>는 나쁘지 않았다.


굉장히 실용적인 책을 쓴다는 점이 그의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바로 지금 써먹을 수 있는 내용이 많다고 느낌과 동시에 오랫동안 적용할만한 내용이 부족하다고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비상식적 성공법칙>은 장점이 더 많을지 단점이 더 많을지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장점이 더 많은 책이었으나, 책의 제목과는 다르게 이미 상식이 된 내용이 많았다. 영미권 자기 계발서를 많이 읽은 사람에게는 크게 새로운 내용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말하는 비상식적 성공 법칙을 간단 말하면 '돈부터 벌고 나중에 마음을 다스려라'이다. 한 축을 '마음', 다른 한 축을 '돈'으로 보았을 때 상식적이라고 생각하는 바는 '마음을 선하게 먹으면 돈을 벌게 된다'이다. 즉 마음부터 다스리고 돈을 벌라는 것이 상식적으로 여겨지는 성공법칙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선의 에너지만큼이나 악의 에너지가 강하기에 이를 적극 활용하여 돈을 벌고난 후에 마음을 다스리라고 말한다. 물론 법을 어기거나 타인에게 해를 가하는 차원의 '악'이 아니다. 우리가 좋지 않게 생각하는 질투, 허영심 등의 악의 감정을 적극 활용하라는 말이다. 이를테면 어렸을 때 너무나도 가난했기에 생긴 '독기'로 성공한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8가지 습관을 말한다. 놀랍게도 이 8가지 습관 모두 오래전부터 내 삶에 적용하고 있었다. 내가 남달리 똑똑해서가 아니라 수많은 자기 계발 서적을 읽으며 효과가 있다고 느낀 바를 추렸는데 그것이 저자와 우연히도 동일했을 뿐이다. 이 습관 중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두 가지만 내 경험과 함께 말해보고자 한다.



제2습관, 자신에게 최면을 건다.


바라는 것을 끊임없이 되뇌고 시각화하고 종이에 적으라는 말은 대부분 익히 들었을 것이다. 다만 잘못된 방법으로 이를 실행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부자 되게 해 주세요", "행복하게 해 주세요"처럼 말이다. 이것이 왜 잘못인가? 바로 시제가 현재형이 아니기 때문이다. 위의 바람은 "(현재는 부자가 아니지만) 부자 되게 해 주세요", "(현재는 행복하지 않지만) 행복하게 해 주세요"를 무의식에 각인시키는 잘못된 최면이다. 저자도 최면은 반드시 '현재형'으로 말하고, 상상하고, 쓰라고 주장한다.


나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다. 바로 '감사'다. 아침마다 바라는 바를 되뇌고 생각하곤 하는데 이때 단순히 현재형이 아니라 감사형으로 한다. 위의 예시를 그대로 적용하자면 "부자가 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와 같이 말이다. 경험상 이 방식이 단순 현재형보다 나았다.


제5습관, 고자세로 영업한다.


저자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일즈의 목적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이 구매할 확률이 높은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일즈맨은 구매할 확률이 높은 고객에게만 시간을 할애하고, 구매할 확률이 낮은 고객은 지체하지 말고 거절해야 한다."


나는 사회생활 초반에 강렬한 경험을 통해 이 깨달았다. 신입사원 시절 백화점 패션브랜드 매장에서 판매실습을 했었다. 매장에 방문하는 모든 고객에게 친절하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일을 했다. 사소한 질문이라도 진심을 다해 답하고 응대했다. 그런데 며칠 동안 단 한 명에게도 판매하지 못했다. 나를 가만히 지켜보던 매니저는 무심한 투로 한 마디를 던졌다.


"살 것 같은 사람에게만 신경 써요."


그는 고객이 방문하면 몇 마디를 해보고 귀신같이 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해 냈다. 나같이 모두에게 친절하지 않았으나 그 누구보다 판매를 잘했다. 그는 살 사람이라고 느껴지면 집중했고, 구매고객의 모든 것을 자신의 수첩에 기록하고 기억했다. 회사에서도 유능하기로 잘 알려진 매니저였다. 그때 내가 느낀 점이 바로 세일즈는 결국 설득이 아니라 집중이라는 점이었다. 세일즈맨에게 주어진 시간도 담당할 수 있는 고객의 수도 한정되어 있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집중해야 할 대상에 집중하는 것이라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나처럼 무분별하게 친절할 것이 아니라.


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임을 진행할 때도 이 점을 늘 명심하고 있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 아니라 모임 취지에 맞는 사람만 참여할 수 있는 '고자세 모임'을 추구하고 있다. 이래야만 진행자와 참여자 모두의 만족도가 높아짐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고자세'라는 필터로 '나의 진정한 고객'을 찾아야만 한다. 그것이 세일즈의 본질이다.



이 밖에도 8가지의 법칙 모두 정도와 세세한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내가 모두 알고 있고 실생활에 적용하고 있는 법칙이었다. 익히 아는 내용이지만, 진짜 맞는 내용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만약 자기 계발서를 잘 읽지 않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실 것을 추천드린다.



P.S. 저자와 달리 나는 '돈'과 '마음'의 축을 동시에 올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만큼 빠르게 성공하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방법이 가능한지는 앞으로의 내 삶이 증명해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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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brunchbook/kaptop7



사진: UnsplashAndreas Fic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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