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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 아끼지 말 걸 그랬다.

아이들 사진정리를 하다.

by 헤스티아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선생님께서 아이의 어린 시절 사진을 몇 장 보내달라고 하셔서 오랜만에 사진첩에 저장된 사진을 태어났을 때부터 살펴보았다.


첫째 아이는 남자이기도 하고 둘째 딸 임신했을 때부터 태어나서 계속 안아주느라 3살 무렵부터 잘 안아주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도 둘째에 비해 어른스러워 보였던 첫째 아이에게 첫째로서의 책임감과 함께 혼도 많이 냈던 게 기억이 났다. 그런데 오랜만에 본 사진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쁜 아이의 모습만 보였다. 이렇게 어렸는데 왜 말 안 듣냐고 이해를 하지 못했던 내가 뒤늦게 후회된다.


그때 아이는 얼마나 억울 했을까?

갑자기 동생이 태어나 엄마는 동생만 안아주니 속상한 마음이 컸을 것이다. 그래서 첫째 아이는 누워있는 동생을 꼬집거나 때리는 행동을 자주 보였다. 엄마인 내가 좀 더 체력을 키워서 두 아이 다 즐겁게 돌봐주었다면 첫째 아이가 사랑의 결핍을 덜 느꼈을 텐데...


오늘 유심히 첫째 아이를 쳐다봤는데 언제 이렇게 큰 것인지 목소리도 조금씩 변하고 성숙해져 있었다.

나는 아이에게 말했다.

엄마가 오랜만에 너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았는데 너무 이쁘고 귀엽더라. 그때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많이 얘기해 줄걸 후회가 되었어. 늦었지만 그때 더 많이 아껴주지 못해서 미안해.


어쩌면 고해성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에게 얘기해주고 싶었다. 너는 그때도 이뻤고 지금도 이쁜 내 아들이라고.

이제 졸업하고 중학교, 고등학교 6년이 지나면 성인이 될 아이에게 6년간 해줄 수 있는 사랑의 방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겠다. 그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 독립했을 때 지난 시간을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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