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이나 팀의 수장은 대인배여야 한다. 자신의 팀원을 이끄는 근원적 힘은 단순하게 냉철한 카리스마로 되는 것도 아니고, 드넓은 포용력과 이해심만 가지고 되는 것도 절대 아니다. 둘 중 하나만 없어도 조직은 언젠가 무너지더라.
요즘 이범호 감독의 형님리더십에 주목하게 된다. 그는 실책에 관대하면서도 그런 취약점을 큰 경기나 위기 때 각성으로 이끄는 스마트함과 융통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다룸에 있어 냉온의 밸런스를 맞추지 않으면 그 누구도 오래도록 함께 하지 못 한다는 걸 그를 보면서 확연히 느낀다.
인간의 간사함이란 열어주면 선을 넘는다는 것에 있다. 선을 넘다가도 스스로 제어하는 개념이 있다면 괜찮다. 그러나 꼰대보다 더 무서운 건, 무개념과 예의 없음이다. 아니 그보다 심각한 건, 극도의 개인주의와 이기심이다. 나는 그런 꼴을 못 보겠다. 그러나 그런 꼴을 해결하는 방법도 잘 모르겠다. 관계의 시작부터 분명하게 인지를 시켜야 하는 거라고 주변에서 조언하지만 그것도 웃기다. 사람은 겪어봐야 아는 것인데 군대도 아니고 미리미리 쐐기를 박자는 것인가.
최근 더욱 심해진 해결되지 않을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들이 사라지만 (지금 그 과정에 있다) 극복되리라 믿지만, 내면에 가득한 '화'의 기운이 나를 괴롭히고 있어서 이를 식힐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아니다, 이범호 감독처럼 카리스마와 따뜻한 포용력을 명석하게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능력이 시급하다. 하지만 아마도 이건 내게 영원히 불가능한 영역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