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똥! 똥! 똥! 똥 그림책을 읽고!

<신선바위 똥 바위>, <똥이 되어 볼까?>

by Karen

우리 집 4살, 6살 특히 4살 둘째는 똥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엄마가 본인을 화나게 하면, "엄마는 똥꼬야!" 하고, "응가 냄새나" 하거나, 똥 관련 이야기하는 걸 참 좋아하고, 똥을 섞어 놀리곤 한다.^^

첫째는 둘째에 비해 똥과 관련된 이야기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에 읽어준 두 권의 책은 두 아이 모두 너무 좋아했다.


매일 밤 몇 번씩 읽어달라고 했던 <신선바위 똥 바위>


그림도 재밌고, 해학적인 요소가 많아서 셋이서 깔깔거리며 읽고, 또 읽었던 책이다. 한 번에 끝나지 않고, 늘 읽어주면 한번 더, 한번 더

한자리에서 세 번씩은 읽어줬던 재밌는 그림책이다.


뭔가 그림이... 전래동화적 요소가 많았지만 참 재밌는...

해학을 이런데 쓰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림부터 재밌었고...

뭔가 표현하기 우습지만 똥물이 줄줄 흐르는 모습과,

똥을 참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까지...

이 책을 읽으며, 우리 모두 함께 깔깔 웃었다.

정말... 재밌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딱 그거 "정말 재밌다"

바로 이 책인데...

나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아이들 책, 내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간다. 처음에는 아이들 읽힐 책 리스트를 쫙 정리해서 골라 빌리곤 했는데, 요즘은 특정 리스트를 참고하지 않고, 책 제목과, 페이지를 몇 장 넘기면서 글밥이 어느 정도인지 정도만 살핀다.(제목에서 아이의 관심사는 어느 정도 파악이 되기 때문에 딱히 리스트의 도움을 많이 받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이번에 읽어준 <신선바위 똥 바위>는 요즘 한창 전래동화에 관심이 많은 첫째와 똥이면 그저 좋아하는 둘째를 위해 그림과 제목만 보고 고른 책인데, 이렇게 둘 다 좋아할 줄이야!


가뭄이 든 마을에, 마을 사람들이 비를 내리게 하고 싶어 생각해낸 묘수를 너무 재밌게 풀어냈다.


똥을 참고 신선바위에 오르는 마을 사람들!


아이들은 대화체 하나하나에 추임새까지 넣어 읽어주면 깔깔 넘어간다.

(대화체가 정말 너무 리얼하다^^)

이 페이지만 몇 번을 읽어줬는지 모르겠다.


다 함께 똥 싸는 그림인데^^

정말 읽어보면... 그야말로 다들 깔깔 넘어갈 수밖에 없다.

와중에 아이들은 그림 속 아주머니의 눈동자까지 흉내 낸다. 왜 눈이 이렇게 된 거야? 하면서부터 대화도 시작된다.

그리고 내가 정말 빵 터졌던 장면!

글이 없다

글이 없지만 글이 있다.^^

그림으로 모든 게 표현이 된다.

똥이 좔좔좔 씻겨 내려가며...

마을의 가뭄이 해소된다. 똥물이 줄줄 흐르는 산! 그 똥물을 줄줄 씻겨내려 주는 빗물!


뒷페이지 그림까지 더해 보면 아주... 뭔가~~ 흠... 상상하면 더럽지만, 참 유쾌하고, 재밌달까?


전래동화의 특징인 해학미가 확실히 있었던 그림책이었다.


아이들과 무더운 여름밤! 정말 확실하게 깔깔 웃으며 읽을 수 있었던 그림책이다.


가뭄에 대해서, 전설에 대해서... 유아기 아이들이 잘 모를 만한 단어나 포인트들이 등장하는데 함께 이야기 나눠볼 수도 있고, 주제나 내용 속 등장 이야기가 아이들의 관심사라 이야깃거리가 다채롭고 풍부하다. 아이와 기분 좋게 신나게 웃고, 또 한참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재밌는 그림책이다.




그리고 두 번째 책!


역시 첫째 둘째 모두 호기심 가득? 하게 읽었던 책이다.

<똥이 되어볼까?>


이 책은 그저 표지가 귀여워서 한번 빌려본 책이다.

글밥도 많지 않고, 표지는 귀여워서 별생각 없이 고른 책이었는데, 웜뱃이란 동물도 알게 되었고, 웜뱃의 똥 모양, 하이에나의 똥 색깔까지~ 뭔가 귀여운 그림과 함께 상식도 채워졌던 시간이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과 그들의 배설물인 똥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정말 똥에 대해 아주 한참을 이야기했다. ^^


똥은 그저 더러운 것만은 아니란 이야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똥의 형태, 커피로도 쓰이는 사향고양이의 똥인 루왁커피 이야기! 큐브 모양인 웜뱃 똥 찾아보기, 하이에나 똥이 왜 하얀색인지 등등등... 정말 평소에는 단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고, 모르기도 했지만;; 관심도 없었던 동물들의 똥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읽는 그림책을 통해 배우고 있었다. 아이의 글밥 작은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상식이 채워지고 있달까?


아 이 책의 부작용이 잠깐 있었다.^^

책 속 내용 중에 '파랑비늘돔이 산호를 먹고 싼 똥은 바닷가 모래알이 돼'라고 했는데...

이 부분을 읽고 한참 뜨거운 여름! 첫째 진서가 나는 똥은 밟기 싫어하면서 절대로 바닷가 모래알을 안 밟겠다고 했었다.

엄마 나는 비늘돔 똥은 밟기가 싫은데^^ 라며... (물론... 그것도 잠깐뿐... 금세 바다와 한 몸이 되긴 했지만...!)


향고양이 똥이 커피가 되는 모습!

마치 큐브 초콜릿 같은 모습으로 똥을 싸는 웜뱃의 모습까지...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함께 웜뱃을 검색도 해보고, 어디에 사는지 찾아보기도 했었다.)


뭔가 그림책이면서, 우리에게 은근 생물적 지식?을 주는 책이었달까?


똑똑해지는 기분의 똥책이었다.


이 책도 역시 아이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글밥이 많지 않은데, 포인트 있는 큼직한 그림과 매개인 똥을 통해 참 많은 이야기를 재밌게 나눠볼 수 있었다.



요즘 키워드로 많이 검색되는 것 중 하나가 하브루타다. 아이들과 서로 질문하고 대화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하브루타 별거 없구나 생각한 것이... 아이들의 수많은 질문과 궁금증~!! 아이의 관심사와 재미가 충족되니 이야기가 줄줄줄 나왔던 것 같다. 물론 깊이 있는 어떤 이야기나 질문을 하기에는 두 아이 모두 어려서 쉽지 않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매개가 되고 출발점이 된다면 그림책 하브루타, 이후 독서의 수준이 높아지면 더 깊은 하브루타가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4살 6살 생각보다 책의 접점이 안 찾아지기도 하는데, 이 책 두 권은 우리 집 두 아이 모두 다 너무너무 좋아했다. 첫째와 둘째의 접점이 딱 맞게 찾아졌던 그야말로 재밌는 그림책 두권!

신선바위 똥 바위는 웃으며 깔깔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고, 똥이 되어볼까? 는 똥에 대한? 동물들의 똥에 대한 작은 호기심까지 채워준 책이었달까?

엄마가, 아빠가 읽어줘도 다 즐거워했던 책이다. 유아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책으로 추천해본다.


똥 책 두권 추천 끝^^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세 친구> 그림책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