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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다쟁이소소 Feb 21. 2024

봄이여 어서 오시오

식탁 위의 봄 두릅과 봄나물한상

엄마의 식탁에서 느껴지던 봄.

육식은 거의 안 하시는 부모님이시라 채식위주의 식사로만 채워지는 엄마의 상차림에서

계절을 느낄 수 있다.

이때의 식탁에서 봄을 한껏 느끼고 왔었던. 그날.

혼자 차려먹는 식사가 누군들 안 그렀겠냐만은

나 역시도 매우 엉망이었다. 간단하게 먹거나 대충 먹거나

그마저도 귀찮으면 배달어플을 켰으니 말이다.

혼자 먹는 거 차려내는 것도 귀찮아서 이런데 평생을 쭉 식사를 챙겨 온 엄마는 진짜 대단하시다.

어차피 엄마한테 대놓고는 말 못 할 테니.

이렇게 글로나마 정말 울 엄마 존경합니다~

그런 엄마도 이제는 좀 귀찮다곤 하는데..

아침 점심은 매우 간단하게 그리고 저녁 한 끼는 꼭 차려드신다.


서두가 좀 길었는데 암튼 봄에는 무조건 꼭 챙겨 먹어야 하는 그 식재료

바로 두릅 아닐까..  부모님과 살 때는 역시나 이게 그렇게  대단하고 꼭 챙겨 먹어야 하고

그런 거 신경도 안 썼다. 집 떠나 살다 보니 귀한 걸 알게 됐다.


두릅 종류는 참두릅 개두릅 이렇게 알고 있다.  잘 다듬어서 빛깔 좋게  삶아내고

엄마 레시피로 만들어진 초장에 푹 찍어 먹으면 입안 한가득 두릅향이 꽉 찬다.

초록의 맛이 이런 것이겠지.

쌉쌀하면서도 단맛도 느껴지고 초장이랑 이렇게 조화로울 수가 없다.

개두릅은 펄럭거리는 게 영~ 싫었는데 언제부턴가 이게 참 맛있더라.

엄마는 이걸 간장에 삭혀서 만들어 놓기도 하고 나물처럼 무쳐서 기름이랑 깨소금

약간의 고춧가루를 넣어 조물조물 무쳐내서  식탁에 올려주시기도 했다.

청양고추 듬뿍 썰어 넣은 구수하고 진한 시골 된장찌개에 비벼서 먹으면 그게 그렇게 꿀맛이더라.


어느 날은 두릅으로 김밥을 만들어 주셨는데 와~ 이거 진짜 완전 별미였다.

김밥집처럼 밥을 얇게 깔아서 싼 김밥은 아니고 좀 많이 들어갔지만 재료 본연의 맛이

잘 살아있는 김밥이랄까. 이건 비싸서 팔지도 못하겠다.

이렇게 길지 않은 봄을 이제는 더 짧아진듯한 봄을 확실하게 느끼고 싶을 땐

꼭 이 음식이  생각이 난다.

올해도 곧 맛보러 갈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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