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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편지 #19 삶을 바꾸려면 만나는 사람을 바꿔라

엄마가 1년에 한 번 혼자 서울 나들이를 하는 이유!

by 강혜진

사랑하는 주원아, 주하야!

그제는 새벽 일찍 일어나 혼자 서울행 KTX를 타고 서울에 다녀왔단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있는 강연을 들으러 가기 위해서였지. 창원에서 새벽 4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6시 기차를 타고 서울에 가는 정성에 대해 이야기하면 무슨 중요한 일이라고 있냐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물어본단다. 그렇지. 엄마에겐 중요한 일이지. 엄마의 인생을 바꾸게 한 아주 중요한 일. 바로 오로다 데이, 그 뜨거운 현장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단다.

사실 엄마도 오로다 데이가 무엇인지 딱 2년 전에 알게 되었단다. 상상 스퀘어에서 출시한 PDS 다이어리를 기록하면서부터였지. 다이어리를 기록하며 시간을 관리하고, 자기 계발을 실천하며 인생 역전을 이룬 사람들이 오로다 데이 무대에 올라가 발표하는 날이야. 오로다 데이란, 몇 사람의 스피커들이 고난과 실패, 그 실패를 딛고 일어선 과정을 발표하는 자리야. 엄마는 다이어리를 기록하고 약 6개월 만에 오로다 데이에서 나의 성장 과정을 발표하는 기회를 가졌었지. 내가 꾸준히 잘 살아서 발표 기회를 얻은 게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잘 살아가라고 그 기회를 하늘이 내려준 거라고 생각한단다. 그래서 적어도 1년에 한 번씩은 서울, 성균관대에서 열리는 오로다 데이에 참석해 다른 스피커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노력하지. 토요일에 공식적인 업무가 없으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서울행 기차표를 예매한단다.

강연장에는 독서를 통해, 운동을 통해, 공부와 시간 관리를 통해 자신의 삶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꾸준히 자기 계발하는 사람들이 700명 이상 모여. 시간 내어 배우고 운동하고 자기 삶을 반성하는 것을 매일 같이 실천하는 사람들이 강연장을 가득 메우면 그중에서도 올해 선정된 스피커들이 한 명씩 무대 위에 올라가 자신만의 에피소드를 풀어내곤 하지.

올해는 말이야. 매일 새벽마다 글쓰기 온라인 모임에서 만나는 전길자 작가님이 스피커로 선정이 되었지 뭐야. 작년 여름 천안 아산에 북 토크를 하러 갔을 때 나를 알아본 분이었지. 이미 엄마보다 더 오래전부터 PDS 다이어리를 작성하던 분이셨어. 1년에 120권의 책을 읽는다는 전길자 작가님이 무대에 올라 엄마는 알지 못했던 좌절과 극복의 과정, 책을 읽으며 발전하는 과정을 발표하시는데, 아는 사람의 이야기라 더 가슴에 와닿았단다.

사람이 변화하려면 만나는 무리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지. 매일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며 가십거리나 던지는 사람보다, 어제 읽은 책에서 배운 것을 나누고 좋은 책을 추천해 주는 사람을 만나면 더 좋지 않겠어? 다이어리를 기록하며 터득하게 된 자신만의 시간 관리 노하우를 알려주고, 대인 관계에서 있었던 실패와 이를 극복한 비법을 알려주는 사람들을 만나는 게 더 유익하지 않겠니? 꾸준히 달렸던 이야기를 나누며 몸을 단련시키고, 대인 관계 기술과 마음을 차분히 다스리는 기술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사람을 만나 작은 것이라도 하나 배우게 되는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내 삶에 플러스가 되지 않겠어?

엄마가 1년에 한 번씩 새벽에 일어나 KTX를 타고 서울에 가는 이유란다. 그런 사람들로만 가득 찬 공연장에서 그 열기를 느끼고 싶어서. 저 깨알같이 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열정을 뿜어내는 그곳에 내가 함께 있음을 만끽하고, 느슨해졌던 마음을 다잡기 위해 기꺼이 시간과 정성을 내어 참여하지. 그래서 지금 엄마는 만나는 사람이 변하고 대화하는 주제가 변하고 일과가 변하고 있단다.

엄마는 너희들의 학교 공부도 중요하지만 더 큰 세상에서 더 넓은 안목을 가지고 열린 태도로 사람을 대하는 깨어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나아가서는 너희들이 그런 깨어있는 사람으로 자라서 너희 주변의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고 변화를 일깨워 주는 훌륭한 어른으로 자랐으면 하는 욕심이 있단다.

그 욕심을 잠시 내려두고 천천히 기다려줄게. 언젠가 너희들이 조금 더 자라면, 엄마 주변의 좋은 사람들도 같이 만날 날이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와!

2025. 9. 8.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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