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같이 준비해야겠다
딸아이의 중학교 배정 결과를 문자로 받았다.
주하는 중앙중학교로 가게 되었다.
주하네 반 친구들은 중앙중 학군이 안 좋다고 무리를 해서라도 인근의 다른 중학교에 원서를 제출했다고 했다. 학군이 뭐가 그리 중요하나, 아이 스스로 중심을 잘 잡으면 되지 하고 생각했는데 그 학군이 ‘학습 분위기’를 대신하는 단어라 생각하면 학군 중요한 것 따지는 사람들의 심리가 이해되기도 한다.
어른에 대한 반감을 가진 아이, 반에 하나씩은 꼭 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목소리 크고 존재감 넘치고 적당한 유머에 리더십도 있으며 힘도 꽤 센 녀석이라면 학급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나쁜 건 좋은 것보다 더 쉽게 전염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아이가 둘만 있어도 교실 전체 분위기가 이 아이들 기분에 따라서 좌지우지되는 경우를 허다하게 봐 왔다. 특히나 사춘기 절정에 접어든 아이들이 어른들에 대한 반항기를 기본적으로 장착하고 덤벼들면, 마음 여린 선생님, 학생, 학부모의 반응에 민감한 교사는 멘탈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교사도 이러한데 아이들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교실의 아이들이 자유시간에 독서를 하는 반과 책상 위를 뛰어다니며 도가 넘는 장난을 치고 선을 넘는 언행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반은 디폴트값부터 다른 것이다. 반항기 넘치는 힘센 아이들이 수업 시간 분위기를 흐리려고 들면 수업이 원활하게 흘러가는 건 보통 에너지로는 성사시키기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되어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 스스로 중심을 잘 잡으면 된다는 생각에는 크게 변함이 없다. 주변의 분위기가 어떻든 쉽게 흔들리지 않으며, 옳고 그름을 잘 구별하고 선을 지키는 힘. 그걸 길러준다면 어떤 친구와 어울리고 어떤 학군지의 학교로 진학하더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8일, 중학교 예비 소집이 있는 날, 아직 한 번도 혼자서 버스를 타본 경험이 없는 딸이 처음 중학교로 가는 버스에 함께 타고 나의 중학교 예비 소집, 고등학교 예비 소집에 갔던 날의 경험을 이야기해 줘야지.
아직 아무 준비도 하지 못한 나는 아이가 버스 탈 때 사용할 체크카드도 만들지 않았다. 아이에게 찾아올 변화가 아이 혼자 감당해야 하는 불안한 일이 되지 않도록 엄마인 내가 마음으로라도 함께 해야지.
나도 그랬고, 이런 일이 있을 거고, 이럴 땐, 저럴 땐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그리고 그 모든 순간, 엄마가 늘 너의 행복을 생각하고 네가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고, 힘들면 처음 어린이집 가던 날 엄마 사진을 꼭 안고 갔던 것처럼, 늘 엄마가 옆에 있다고 생각하고 안심하고 편안하게 여기라고. 중학교 예비 소집 가는 딸의 손을 꼭 잡고 이야기해 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