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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nnie Jan 14. 2020

파리에서 만난 마산의 맛, 파피요트

여동생과 함께한 첫 해외여행으로 파리에 갔다. 여동생에게 파리에서 무엇이 먹어보고 싶냐고 물었더니, 먹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서양의 생선요리란다. 한번도 양식 생선요리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날, 나폴레옹이 자주 갔던 카페로 유명한 파리의 '르 프로코페(Le Procope)'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여행자들에게 유명한 식당인 이 곳에 가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메뉴가 있다고 한다. 바로 달팽이 요리인 에스카르고와 양파수프다. 하지만 이 두 요리는 에피타이저이기에 본 요리를 골라야 했는데, 메뉴판을 보다가(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가는 곳이라 한국어 메뉴판이 있다) 딱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바로 미슐랭 스타를 받은 셰프가 만들었다는 생선요리였다. 동생이 궁금해하는 서양의 생선요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바로 주문했다.


요리가 나왔다. 사이드는 리조또. 역시 생선엔 밥이지. 젓가락으로 생선살을 발라야 할 것만 같지만 포크랑 나이프밖에 없다. 여동생과 어색하게 포크로 생선살을 찍어서 입에 넣었더니 여동생 왈,


"언니, 마산의 맛이야."


부모님서 마산에 계시는 우리 삼남매는 명절에 집에 갈 때마다 마산 어시장에서 사온 신선한 생선과 해산물을 먹는다. 파리에서 먹은 생선에서 마산의 맛이 나다니. 일주일간 느끼한 양식에 지쳐있던 우리에게 개운한 생선요리는 너무나도 반가운 한끼였다. 김치만 있으면 딱인데, 아쉬웠다.


한국에 돌아와서 남동생에게 여동생과의 파리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니 남동생에게도 서양의 생선요리를 맛보여주고 싶었다. 미슐랭 스타를 받은 셰프를 흉내낼 자신은 없고, 무엇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떠오른 것이 파피요트.


마트에서 생연어를 사오고 냉장고를 뒤져서 채소를 꺼냈다. 종이호일을 깐 오븐팬 바닥에 채소를 깔고 그 위에 연어를 얹어서 오븐에 구웠다. 완성된 파피요트를 먹은 남동생의 반응은 좋았다. 생선의 맛이 채소에도 베어서 채소가 참 맛있다고 하더니, 마늘쫑 하나를 짚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누나, 이거 아스파라거스 대신에 넣은거지?"


예리한 녀석. 아스파라거스가 더 있어보였겠으나, 흔하지 않은 재료는 잘 사지 않기에 냉동실에 얼려뒀던 마늘쫑으로 대체했다. 덧붙이자면 주키니 대신에 애호박을, 화이트와인 대신에 소주를 넣었다. 사실 난 화이트와인을 필요로 하는 모든 요리에 소주를 넣는다. (청주 대신에 소주, 화이트와인 대신에 소주, 미림 대신에 소주다.) 그래도 파피요트에 넣은 재료 중에 파프리카라는 외국물 먹은 듯한 이름의 야채가 나름 한 가지는 들어가지 않았는가.



파피요트 (1인분)


재료

연어(다른 흰살생선도 가능) 약200g

야채 두 줌(양파, 애호박, 버섯, 파프리카 등)

소금, 후추, 올리브유(다른 식용유도 가능)

화이트 와인(없다면 소주) 30ml


만드는 법

1. 담을 야채와 생선의 세 배 정도 길이가 되는 종이 호일을 오븐팬 위에 깐다.

2. 종이호일 가운데에 한입크기로 썬 야채를 평평하게 깔고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을 골고루 뿌린다.

3. 야채 위에 연어를 얹는다. 연어에도 소금, 후추, 올리브유를 뿌리고 문질러준다. 마지막으로 화이트와인(또는 소주)을 생선 위에 뿌려준다.

4. 양쪽에 남은 종이호일을 안으로 접어 야채와 생선을 덮어 감싸고 내용물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가장자리를 여민다.

5. 190도 오븐에서 40분 동안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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