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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nnie Jan 16. 2020

도화지 같은 카레라이스

양파카레

지방에 있는 집에서 채소를 기르시는 부모님께서 나와 동생이 사는 서울집에 오실 때면 밭에서 기르신 각종 채소들을 들고 오신다. 농약 없이 직접 기른 채소는 확실히 다르다. 식감과 맛이 아주 연하고 달다.


연말에 부모님께서 다녀가신 후로 냉장고에 양파가 많이 남아 있었다. 냉장고에 양파 7개가 있으면 자취생은 심각해진다. 부모님의 정성을 생각해서 반드시 먹고 싶기도 하고, 마트에서 양파를 사야 하는 상황이 되면 분명 이 부드러운 양파가 아쉬울 것이라는 생각에, 절대 상하는 일을 없이 먹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한다.


양파를 잔뜩 채썰어 깊은 팬에 담아서 양이 거의 1/4로 줄어들 때까지 볶아준다. 이렇게 하면 양파가 갈색이 되고 달달한 향이 난다. 거기에 물을 붓고 카레를 풀면 양파카레가 된다. 우유를 조금 넣으면 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난다.


양파카레는 도화지 같은 카레다. 어떤 토핑이든 얹어서 다양한 종류의 카레요리로 만들 수 있다. 양파카레를 베이스로 깔고, 취향대로 토핑을 얹는다. 고기를 좋아하면 커다란 프랑크 소시지를 구워서 얹거나 돈가스를 썰어서 얹어도 되고, 채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얇게 썰어 오븐에 구운 야채를 얹어먹어도 된다. 편마늘을 튀겨서 만든 마늘 후레이크도 뿌리면 맛있겠다.


이 날 냉장고를 열어보니, 역시 자취생에게는 계란후라이가  답인가 싶다. 넓은 그릇 한가운데에 밥을 얹고 카레를 둘렀다. 그리고 달걀후라이를 하나 얹었다. 그다음에는 냉장고에서 찾은 대파를 총총 썰어서 뿌렸다. 이만해도 충분히 맛이 훌륭하다. 식구들과 함께 먹으면 각자 좋아하는 토핑을 얹어서 먹는 것도 나름의 작은 이벤트가 될 수 있겠다.



양파 카레라이스 (2인분)


재료

양파 3개, 고형카레 3조각, 식용유, 물 500ml, 우유 약간(선택)


만드는 법

1. 양파를 채썰어서 깊은 팬에 담고 식용유(버터도 좋다)에 볶는다. 양파가 갈색이 되고 양이 1/4 정도로 줄어들 때까지 중약불에 볶는다. (이 과정이 약 20분 소요된다.)

2. 볶은 양파에 물 500ml를 붓고 끓인다. 물이 끓으면 고형카레 3조각을 넣고 풀어준다. 약 10분 끓이고 나면 우유를 조금 붓고 잠시 더 끓이면 완성. (우유는 선택사항이다.)

3. 밥에 카레를 얹고 원하는 토핑을 추가하거나 그대로 먹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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