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가면 상사나 동료 직원들 중에 어머니들이 많이 있다. 이분들은 싱글이고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내가 마음이 쓰이는지 건강정보를 많이 알려준다. 바이러스가 도는 요즘, 마늘과 대파와 콩나물이 면역력 강화에 좋다고 우리 팀 직원 한 분이 알려줬다. 이 말을 듣고 집에 마늘이 거의 떨어져 가는 것이 생각나서 퇴근길에 마늘을 샀다.
토요일 아침에 어김없이 브런치로 뭔가를 만들어 먹고 싶었다. 같이 사는 동생과 나는 전염병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요즘에도 업무 사정상 매일 출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어머니께서 걱정을 많이 하신다. 그래서 브런치를 만들더라도 면역력 증진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 들은 대로 마늘을 먹어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마늘빵으로.
마늘빵에 필요한 재료는 바게트, 마늘, 버터이다. 파슬리도 있으면 좋지만 마늘과 버터 맛이 워낙 강해서 파슬리는 없어도 크게 아쉽다는 생각이 안 든다. 다만 경험상으로 빵은 웬만하면 바게트를 사용하고, 마늘은 갈릭파우더가 아닌 진짜 마늘을 쓰는 것이 좋다. 식빵으로 만들어도 되지만 아무래도 바게트가 더 바삭하게 구워지고, 간혹 갈릭파우더를 쓰는 레시피도 있지만 갈릭파우더를 사용하면 다소 과자 같은 맛이 난다.
마늘빵을 구우며, 자식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어떤 것일까 생각을 했다. 어떻게 우리 어머니는 하루도 빠짐없이 멀리 있는 나를 생각하고, 왜 회사 워킹맘들은 남의 자식인 내 건강이 신경 쓰일까. 나는 다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이기에 일단은 어머니 말씀을 잘 듣기로 결심하지만, 그마저도 잘 안 될 때가 있다. 그러니 이날 마늘 듬뿍 올린 마늘빵과 함께 우리 어머니가 감기에 좋다고 사두라고 한 귤을 먹으며, 하루라도 더 말 잘 듣는 딸로 살아보려고 노력했다.
마늘빵 (약 8개)
재료
바게트 반개(약 8조각), 버터 2밥숟가락, 간마늘 1밥숟가락, 파슬리 가루(선택)
만드는 법
1. 버터 2밥숟가락을 그릇에 담아 부드러워질 때까지 실온에 녹이거나 전자레인지에 10초 정도 돌린다.
2. 부드러워진 버터에 간마늘 1밥숟가락을 넣고 파슬리 가루를 뿌리고 비비듯이 섞어준다. (파슬리가 없으면 생략해도 된다.)
3. 바게트 조각 한 면에 2의 마늘버터를 펴 바른다.
4. 180도 오븐에 10분 동안 굽는다. (오븐 화력이 강하면 더 짧은 시간에 완성될 수도 있다. 마늘이 타기 전에 꺼낸다.)
* 오븐이 없더라도 에어프라이어, 후라이팬(버터 바른 면을 후라이팬에 닿게 한다), 오븐토스터기에 구워도 된다. 마늘이 타지 않도록 확인해가며 굽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