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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nnie Jul 24. 2021

전날 미리 해놓는 아침, 감자 샐러드

같이 사는 동생이 직장에서 장거리 출퇴근을 해야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 해줄 수 있는 게 아침 챙겨주는 것 밖에 없었다. 잘 챙겨준 것은 아니지만,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서 뭐라도 따뜻한 것을 해주고 싶었다.


프로젝트가 끝나고 한동안 평범한 출퇴근 생활을 하다가, 최근 동생이 다시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고 했다. 이번에는 아침을 챙겨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내가 힘들까 봐 신경 쓰이기도 하고 홀로서기 연습인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첫 아침은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전날 만들어둘 수 있는 감자 샐러드. 부모님이 직접 길러서 보내주신 감자가 냉장고에 있었다. 감자 샐러드는 아침식사로 먹을 수도 있지만 점심때 빵 사이에 넣어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거나 저녁에 밥반찬으로 내놓을 수도 있다.


감자의 껍질을 벗기고 감자가 잠길 정도로 냄비에 물을 부어서 삶는다. 당근 반개를 같이 삶아서 으깨도 색깔이 곱고 맛도 있다. 감자를 삶는 동안 양파, 오이를 얇게 썰고, 햄도 잘게 썰어서 굽는다. 굽지 않아도 되는 햄이면 그냥 썰기만 하면 된다. 햄은 차가운 슬라이스 햄 종류도 괜찮고, 짭조름한 통조림 햄을 구워서 넣는 것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감자를 다 삶으면 포크로 으깨고, 으깬 감자가 아직 뜨거울 때 양파를 넣는다. 뜨거운 감자에 양파를 넣으면 양파의 매운맛이 날아간다. 얇게 썬 오이도 키친타월로 물기를 빼준 후에 넣고, 햄도 넣는다. 재료를 다 섞었으면 마요네즈와 소금, 후추를 넣어 버무린다. 통조림 햄을 넣은 경우 웬만큼 간이 되어있기 때문에 소금을 거의 넣지 않아도 된다. 


아침에 일어나니 동생이 감자 샐러드를 떠먹고 간 흔적이 보였고, 아침 잘 먹었다는 문자도 와있었다. 나도 일어나 감자 샐러드를 한술 떠서 모닝빵 사이에 끼워 넣어 먹다가, 요즘 코로나 때문에 외식하기도 조심스러운데 도시락을 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빵을 세 개를 더 꺼내서 감자 샐러드 샌드위치 만들어 도시락통에 넣었다. 


아침에 회사에 출근해서 아침을 안 먹고 온 친한 회사분에게 샌드위치 하나를 주고 나머지 두 개는 점심으로 먹었다. 오래 자취를 해온 회사분은 이 소박한 샌드위치도 집에서 직접 만든 음식이라 정말 고마워하면서 먹었다. 감자 샐러드 한통이 여러 사람의 월요일 아침에 작은 힘이 되어주었다. 



감자 샐러드


재료 

감자 중간 사이즈 5개, 오이 1/3개, 통조림 햄 작은 캔 1/2캔, 양파 1/4개, 마요네즈, 소금, 후추 (재료의 양은 그때그때 달라도 웬만하면 맛있게 나온다)


만드는 법

1. 감자 껍질을 벗겨 감자가 잠길만큼 물을 넣은 냄비에 약 25분간 삶는다.

2. 감자를 삶는 동안 오이를 얇게 썰고 양파는 채 썬다. 오이는 키친타월 위에 펼쳐서 물기를 뺀다.

3. 통조림 햄 반 캔을 주사위 모양으로 가로, 세로, 높이 1cm 이하의 크기로 썬다. 깍둑 썬 햄을 프라이팬에 굽는다.

4. 감자를 다 삶으면 포크로 으깬 후 뜨거울 때 양파를 넣어 섞는다. 감자가 뜨거울 때 넣어야 양파의 매운맛이 날아간다.

5. 4에 물기를 뺀 오이와 구운 햄을 넣고 마요네즈, 소금, 후추를 넣어 섞는다. 나는 마요네즈를 적게 넣는 것을 좋아해서 3큰술 정도 넣었지만, 마요네즈는 취향껏 넣는다. 통조림 햄에 간이 되어있기 때문에 소금 넣을 때는 간을 봐 가며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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