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 엄마! 일부러 머리 아프게 하면 어떡해!"
혼자 빗질을 하면 좋으련만 엄마의 손이 가지 않으면 당당하게 까치집으로 학교를 갈 기세다.
그래서 아침마다 딸아이 머리를 해주고 아들들의 머리를 쓰윽 빗겨주곤 한다.
오늘도 사자머리로 양치를 하는 큰아들 머리를 쓰윽쓰윽 두 번 정도 빗질 해주었을 뿐인데 대역죄인이 되었다.
평소였다면 "앗, 미안!" 했을 텐데
"내가 하는 게 더 낫겠어! 손으로 하면 되는데 왜 빗질을 하는 거야"하며 투덜투덜하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엄마가 일부러 널 아프게 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
"일부러 같은데, 그러지 않고는 이렇게 할 수가 없지!"
빨간색 경고등이 마구마구 울리는 엄마 공기청정기를 급하게 초록초록하게 돌리기 위해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다.
"엄마가 굳이 사랑하는 아들에게 그러진 않겠지~"
하지만 심통 난 아들은 구시렁구시렁하며 가방을 들고 곧장 현관으로 나가버렸다.
마음은 검게 타버린 고구마 같았지만 월요일 아침부터 속상한 마음으로 등교하면 아이도 나도 하교 때까지 마음이 좋지 않을 거 같았다.
속으로 길게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말했다.
"속상했구나! 엄마가 한번 안아줄게~"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괜찮아"였다.
전혀 괜찮지 않은 괜찮아.
평소 같으면 그래도 한번 안아주고 기분 풀고 가지 그러냐며 협박 아닌 협박을 했을 텐데 오늘은 아무렇지도 않은 거처럼
"그래~ 그럼 잘 다녀와~ 이따 만나자!"하고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살짝 당황한 눈치지만 끝까지 엄마는 괜찮다는 듯이 방긋 웃어주며 인사를 했다.
어색하게 닫히는 현관문을 끝까지 바라보고 들어왔다.
그 모습을 다 지켜본 동생들에게 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밝게 소리쳤다.
"얘들아! 형아 출발했으니 너희도 어서 출동준비하자!"
띠디딕하며 현관문 여는 소리가 났다.
머쓱한 표정으로 "어, 큐브를 바꿔 가려고~"하며 복도 책장에 있는 큐브를 만지작만지작하는 큰아들.
"아, 그랬구나! 그럼 바꿔서 잘 다녀와~"
"어,....... 근데........ 엄마!"
"응"
"그냥 한번 안아줄게"
"정말? 고마워~ 엄마 생각해 주는 거야?"
"어"하며 어색하게 다가왔지만 폭 안기는 큰아들.
그러고는 황급히 인사를 하며 나갔다.
아들!
엄마는 봤다.
주머니에서 꺼낸 큐브 그대로 다시 주머니에 넣는 거.
많이 컸구나 우리 아들
우리 진짜 사춘기가 와도 잘 이겨나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