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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옹 Jun 07. 2023

사십춘기, 삶의 농도를 묻다.

복직을 앞두고

새로이와 승권은 같은 교도소 출신이다.
출소 후 7년 만에 우연히 만나게 된 두 사람.
여전히 조폭생활을 하는 승권.
작지만 어엿한 가게사장이 된 새로이.
악수를 하며 승권의 자조적인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
하지만 그와 나의 시간은 그 농도가 너무나도 달랐다.'
- 이태원 클라쓰 중


마흔 하고도 다섯을 더한 어느 날,

처음으로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마흔이 나에게 말했다.

삶의 농도를 진하게 만들고 싶다고.

사십춘기를 온몸으로 받아 든 나는 바람에 휘날리는 풀잎처럼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었다.

문득 되돌아본 삶은 그저 평범하다.

그런 내가 어떻게 진한 삶의 농도를 만들 수 있을까?

스무 살 시절 마흔이 되면 어느 정도 삶의 여유를 알게 되고, 더 이상 고민 없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마흔 중반의 나는 삼 남매의 엄마, 한 사람의 아내, 부모님의 딸, 며느리로 여전히 바쁘게 살고 있다.

 워킹맘이라는 역할이 또다시 더해진다.

이런 현실은 가혹하다고 외치며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컸으나 책을 보고 끄적이다 보니 그 또한 나를 성장시키는 삶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백하건대 나는 여전히 사소한 일상에 흔들리는 사십춘기다.

아이들과 투닥투닥하는 날이어김없이 엄마 탓인 듯 죄책감에 좌절한다.

멀티역할에 헤매고 있는 나를 발견하 우울의 바다에 퐁당 빠져 쉼 없이 헤엄친다.



자신의 전성기가 언제인지 아는 건 중요한 일이야. 그 사실을 잊지 말도록.
-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



하지만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

나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사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를 잘 이겨내는 아이가 바르게 성장하듯이,

이리저리 갈대처럼 흔들리는 나의 사십춘기를 독서글쓰기로 이겨내 보려 한다.

찾아 올 나의 전성기를 위해 오늘도 마음을 돌보며 열심히 끄적이고 있다.


기다려라 내 전성기!



나이 앞에 4가 아닌 5를 내세워야 할 때

내 마음에게 악수를 청하며

'내 마흔전의 시간과 마흔 후의 시간은 그 농도가 너무나도 달랐다고.

하루하루를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지 않고 열심히 살아줘서 고맙다고.

덕분에 삶의 농도가 진해졌다고'

감사함을 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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