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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옹 Oct 16. 2023

내 꽃을 받아주세요

나에게 글쓰기란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고등학교 때 국어선생님은 국어책에 나온 시들을 모두 외우게 하셨다.

덕분에 나는 시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꽃]은 사춘기 시절 나에게 가장 사랑받던 시다.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던 것이 이름을 불러주니 나에게 와 꽃이 되었다니,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요즘 나에게 글쓰기는 꽃이다.

볼품없던 끄적임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현생에 바쁜 나를 위로하고 있다.

위로와 동시에 나에게 또 다른 꿈을 준다.


만약 글쓰기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 새벽에 일어날 수 있었을까?

글쓰기를 통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게 되니 용기가 생기고 그 용기는 나에게 확신을 준다.

양적 변화가 질적 변화를 가져온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을 믿는다.

지금 당장은 보잘것없는 끄적임뿐이지만 이 글들이 모이면 나에게 커다란 선물이 될 수 있음을 믿어본다.

지금은 예쁜 꽃이 아니어도 나는 이 꽃이 시들지 않게 노력하고 싶다.

나의 작은 쉼터가 나의 커다란 꿈터가 될 수 있도록.

누군가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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