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사춘기 아들의 사랑 고백은 설레다
2024.10.31. 목요일
"난 이미 사춘기 왔다 갔잖아!"
몇 달 전 6학년 큰아들의 이 말이 어찌나 웃겼는지 모른다.
진짜로 아들의 사춘기 곡선은 요즘 하향 곡선임이 분명하다.
요즘 '남매의 난'의 난이도만 봐도 바로 증명될 수 있을 정도로 여동생에게 유해진 큰아들이다.
온통 아이돌에 관심 집중인 여동생에게 관심 1도 없던 큰아들이
"ㅇㅇ야~ 너 노래 잘한다~"라며 뜬금 칭찬하는 소리에 놀란 토끼눈을 하는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다.
'이 오빠 왜 이러지'하는 눈빛이면서도 입은 헤벌쭉 올라간 딸내미도 있다.
하루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든 삼 남매방을 돌아가며 순회하는 것이 나의 하루 육아의 마무리다.
항상 엄마의 존재를 갈구하는 둥이들을 챙기다 보면 뒷전이 되는 큰아들
둥이들 한 명 한 명 방에 들어가 시간을 보내다 보면 마지막인 큰아들방은 말로만 인사하고 패스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이가 고학년이니 엄마의 스킨십을 싫어할 거라고 합리화를 하면서.
사실 빨리 조금이라도 쉬고 싶은 내 마음이 더 크긴 했을 것이다.
오늘따라 유독 큰아이방에 가서 쓰담쓰담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오랜만에 아이옆에 누웠다.
그랬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안아주는 큰아들.
"사랑해 우리 아들~"했더니
"저도 사랑해요"라며 고백해 주는 큰아들에게 심. 쿵.
삼 남매 모두에게는 각각의 권리가 있다.
다른 누구와 공유하는 엄마가 아닌 '나만의 엄마'를 요구할 권리.
큰 아이니깐 괜찮겠지 하고 말로만 하고 돌아서던 나를 반성하며 아들에게 수줍게 고백해 본다.
"아들! 엄마도 사랑해"
"너 정말 사춘기 지난 간거지!"